“최정 불참, ‘한국기원 책임’ 있다”…상금 배분도 문제

“최정 불참, ‘한국기원 책임’ 있다”…상금 배분도 문제

김정훈 보령시의회 부의장, 개인전과 다른 상금 배분 문제 거론
여자바둑리그 주최사인 한국기원 측은 별다른 입장 없어

여자바둑리그 간판 스타 최정 9단이 빠진 가운데 보령은 이번 시즌 감독과 기자들 사이에서 ‘최약체’ 팀으로 평가받고 있다. 한국기원

지난 5월29일 쿠키뉴스 단독 보도로 최정 9단의 여자바둑리그 불참 소식이 전해진 이후 관련 사태가 진실 공방을 넘어 책임 논쟁으로 번지고 있다.

2일 쿠키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보령시는 팀의 주장으로 활약했던 최정 9단 불참 원인에 최 9단 소속사이자 여자바둑리그 주최사인 한국기원 책임도 있다는 입장이다.

김정훈 보령시의회 부의장은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타 지자체에서 한국기원에 내는 참가비가 과도하고 홍보 활동이 부족해 여자바둑리그 후원을 중단한 점에 대해) 저희도 그런 측면을 느끼고 있다. 최정 9단이 나간 이유에도 그런 요인이 있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 부의장은 “최 9단이 개인전에 출전하면 본인 성적에 의해 상금을 받는다”면서 “보령시 체육진흥과와 이야기 해보니 그런 부분이 쉽지 않아서 다른 선수를 영입해야 하지 않을까 그런 이야기를 하더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보령시 체육진흥과 관계자는 “(최 9단 불참 사유에 대해 ) 저희도 정확히는 못 들었다”면서 “개인적인 문제와 건강 문제가 껴 있다는 얘기를 한국기원 측으로부터 들었다”고 말했다.

박병규 NH농협은행 수석부행장이 1일 열린 2024 여자바둑리그 개막식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다. 한국기원

한국기원이 발표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여자바둑리그 총규모는 8억4000만원이다. 예년에 비해 다소 증액된 우승 상금은 5500만원, 준우승 상금은 3500만원이고 이를 각 팀 4명으로 구성된 선수들이 나눈다. 상금은 선수단이 자율 분배하는데, 산술적으로 보면 우승을 했을 경우 한 사람당 약 1350만원 정도의 상금을 획득할 수 있는 셈이다. 

여자바둑리그 선수들이 기본적으로 한국기원 소속이기 때문에, 팀 승패와 관계없이 대국료도 받는다. 매 라운드 승자는 130만원, 패자에게는 40만원이 지급된다.

판당 승리 수당 130만원, 우승 시 약 1350만원 정도의 상금은 이번 시즌 불참을 선언한 최정 9단 입장에선 구미가 당기는 액수는 아니다. 최 9단이 최근 여자바둑리그를 불참하고 출전했던 중국 여자을조리그에선 판당 승리 수당으로 약 950만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현재 남⋅여 통합 바둑 상금 랭킹 5위에 올라 있는 최정 9단은 상반기인 지난 6월까지 1억4500만원 이상을 획득했다. 

이런 가운데 다음 시즌 여자바둑리그에 보령시가 후원을 철회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보령시에서 ‘지역 연고’ 선수로 보유하고 있던 최정 9단의 존재가 여자바둑리그 후원 사유 중 하나였기 때문이다. 이번 시즌 서귀포시가 예산을 이유로 불참했고, 여자바둑리그를 오랫동안 후원해왔던 순천시 또한 “큰 비용을 낸 것에 비해 지자체 홍보 효과가 떨어지고 대부분의 비용이 한국기원에 내는 참가비로 집행됐다”는 사유로 불참을 결정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보령시 체육진흥과 관계자는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저희가 애초에 여자바둑리그를 지원했던 것은 최정 선수가 있어서 하는 부분이 크기는 했다”고 설명하면서 “왜냐면 지역 연고 선수로 최정 9단을 보유할 수 있기도 하고, 세계 여자 바둑 랭킹 1위라는 상징적인 요소로 홍보 효과도 있다고 판단해 지원을 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최정 9단 불참 소식을 중간에 갑자기 듣게 됐다”면서 “이번 시즌이 끝나면 최정 9단이 다음 시즌에 복귀한다 해도 지역 연고 기간이 끝나기 때문에, 여자바둑리그 지원에 관한 부분은 다시 재검토를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쿠키뉴스는 한국기원에 최정 9단의 여자바둑리그 불참과 관련한 사실 관계 확인을 위해 연락을 취했으나 닿지 않았다. 

이영재 기자 youngja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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