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약+알약’ 편의점 종합감기약 조합, 증상 완화 효과 있을까

‘물약+알약’ 편의점 종합감기약 조합, 증상 완화 효과 있을까

호흡기바이러스 유행… 감기 환자 1달만에 182% 급증
편의점 종합감기약, 중복 복용할 경우 부작용 우려 
“판피린티·판콜A, 제형만 다를 뿐 성분 동일… 과다복용 주의해야”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종합감기약.   사진=박선혜 기자

#A씨는 병원에 갈 시간이 없어 편의점에서 종합감기약을 구입했다. 물약과 알약, 둘 다 복용하면 더 빨리 낫는다는 이야기를 듣고, 함께 먹었는데 영 효과가 없었다. A씨는 “형태가 다르니 성분도 다를 것이라 생각했는데, 약국에 물어보니 위험한 복약 방식이라고 해서 깜짝 놀랐다”고 털어놨다. 

아데노바이러스, 인플루엔자 등 호흡기 바이러스가 유행하자, 편의점에서 종합감기약을 구입해 복용하는 환자들이 늘고 있다. 전문가들은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종합감기약을 잘못 먹을 경우 부작용 우려가 있다며 약사의 복약지도 아래 복용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14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31주(7월30일~8월5일까지)차에 일반 감기의 원인이 되는 아데노바이러스로 인한 급성호흡기감염증 감염 환자는 611명을 기록했다. 약 한 달만에 182% 급증한 수준이다. 지난 26주(6월25일~7월1일)엔 질병청의 표본감시 참여기관에 입원한 아데노바이러스 감염 환자가 216명이었지만, 이후 급격히 증가해 30주 515명, 31주 611명으로 뛰어올랐다.

인플루엔자(독감) 의사환자 증가세도 심상치 않다. 31주차 독감 의사환자는 1000명당 14.1명이다. 의사환자는 38℃ 이상의 갑작스러운 발열과 더불어 기침 또는 인후통 증상을 보이는 환자를 말한다. 같은 기간 최고치를 기록한 2016년(4.7명)의 3배나 된다. 질병청이 발표한 ‘유행 기준’인 4.9명보다도 2.9배 많다.

호흡기 바이러스가 유행하자 어떤 감기약을 구입해 복용해야 하는지 관심이다. 병원에서 처방 받아 약국에서 조제하는 약이나 약국에서 파는 일반의약품과 편의점에서 살 수 있는 안전상비 의약품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 

황은경 약사의미래를준비하는모임(약준모) 부회장에 따르면 감기약은 통상 5가지 성분으로 구성된다. △목이 아플 때 소염진통제 △목이 많이 붓거나 열이 나면 항생제 △콧물과 코막힘엔 항히스타민제 △코막힘 억제제 등이 포함되며, 간혹 △염증을 빨리 가라앉히기 위해 스테로이드가 들어갈 때도 있다.

편의점에서 파는 종합감기약은 해당 성분들이 3분의 1 용량으로 들어가 있다. 과다 복용 우려가 있어서다. 항생제나 스테로이드는 부작용을 일으킬 여지가 있어 함유돼 있지 않다.

황 부회장은 “급할 땐 편의점에서 구입해 복용하되, 다음날 약국에서 복약지도를 받는 것이 안전한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편의점에서 약을 구입할 경우 오남용을 조심해야 한다. 그는 “편의점에서 알약인 판피린티와 물약인 판콜A를 함께 구입하는 분들이 많은데, 거의 동일한 성분이 들어있다”면서 “중복해서 먹을 경우 카페인 등을 과량 섭취할 우려가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권영희 서울시약사회 회장도 “판피린티와 판콜A를 함께 구입해 권장량의 2배를 복용할 경우 이상반응이 증가할 수 있다”며 “졸림, 어지러움, 구갈, 변비, 식욕부진, 속쓰림, 불면, 배뇨곤란 등 부작용이 커질 수 있다. 38.6℃ 이상의 고열, 쇠약한 노인, 간장질환, 신장질환, 심장질환자, 녹내장, 1주 이상 기침이 지속되는 환자 등은 신중히 투여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이어 “전문가의 지도 없이 판매되는 편의점 판매약은 병원과 약국이 문 닫은 심야시간에 불편함을 경감시키기 위해 한 번 정도 복용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것이 좋다”고 밝혔다.

병원에 갈 시간이 없다면, 약국에서 일반의약품을 복용하는 것도 방법 중 하나다. 권 회장은 “열이 오르고, 목이 심하게 아플 때는 조제약이나 약국 일반의약품을 구입해 복용하는 것이 좋다”며 “조제약 중에서도 일반의약품에 해당되는 약들이 많아서, 약국에서 일반의약품을 구입해 복용하는 것도 크게 다르지 않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은빈 기자 eunbeen1123@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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