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방위 안건조정위, 여야 갈등으로 또 파행…위원장 선출 ‘결렬’

과방위 안건조정위, 여야 갈등으로 또 파행…위원장 선출 ‘결렬’

與 “이해관계 차원서 양보해야”·野 “비토 사유, 논리 불성립”

31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안건조정위원회에서 여야 간사인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왼쪽)과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이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정부의 국정과제인 ‘우주항공청’ 설립을 논의하는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안건조정위원회(안조위)가 여야 갈등으로 안건조정위원장을 선출하지 못하고 이견만 확인했다.

국회 과방위 안조위는 31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비공개회의를 열고 ‘안건조정위원장 선출의 건’을 논의했다. 여야 과방위원들은 지난 27일에 이어 이날도 신경전을 이어갔다.

이들은 40분간 비공개 토론을 진행했다. 그 후 여야 과방위 간사들이 기자들을 만나 각자의 입장을 밝혔다.

박성중 국민의힘 과방위 간사는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저희는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 안조위원장을 해야 한다는 건 인정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변재일 민주당 의원은 선수가 높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경험이 있다. 하지만 조승래 민주당 간사는 우주항공청 경쟁 법안을 내셨고 지역구에 있는 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에서 우주항공청 설립을 반대하고 있지 않으냐”고 밝혔다.

이어 “여러 이해관계 차원에서 양보해 달라는 얘기를 했지만 결론은 내지 못했다”며 “다시 조속한 시일 내에 각자 숙의하고 만나서 결론 내기로 했다”고 말했다.

조승래 민주당 과방위 간사는 “안타깝다. 안건조정위원회 제도가 들어선 이래로 위원장 선출 문제로 이렇게 시비가 걸렸던 적은 없던 것 같다”고 맞섰다.

조 간사는 “국회법에는 제1교섭단체가 위원장을 하게 돼 있고 그런 의미에서 민주당 간사인 제가 위원장 역할을 하는 게 좋겠다고 의견을 모은 것”이라며 “경쟁 법안을 냈다고 위원장을 못한다면 앞으로 정부·여당을 반대하는 법을 내면 안조위원장을 할 수 없다는 논리가 성립하는데 그게 가능한가”라고 반박했다.

또 “항우연은 정부안이 가진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는데 제 지역구에 있다는 이유로 제가 (위원장) 비토를 당한다면 앞으로 어떤 의원들이 의정활동을 할 수 있겠느냐”며 “지역과 이해관계 있다고 비토한다는 납득하기 어려운 말을 해서 안타깝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자 박성중 간사는 “지금 가속페달을 밟지 못하면 우주 항공 경쟁에서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가속페달을 더 가속할 수 있는 전담기구 설치가 필요해 우주항공청이 필요하다”고 했다.

박 간사는 “조승래 간사의 아량을 기대하겠다”고 말했다. 그러자 조 간사는 “오래 전부터 전담 기구의 필요성은 논의됐다”면서도 “하지만 정부안은 대한민국을 우주 강국으로 도약시키려는 것이 아닌 브레이크를 밟게 할 거란 전문가와 현장의 목소리가 있었다. 우주항공력을 높이기 위한 진정성에 대해서는 여야가 같을 테니 좋은 모습을 보이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앞서 장제원 과방위원장은 지난 27일 민주당의 요구로 ‘우주항공청 특별법’ 등을 안건조정위로 넘겼다. 안건조정위는 이견을 조정할 필요가 있는 안건을 심사하기 위해 위원회 산하에 설치하는 임시기구를 말한다. 2012년 ‘국회 선진화법’으로 처음 도입됐다.

안건조정위는 조승래·변재일·이정문 민주당 의원과 박성중·윤두현 국민의힘 의원, 하영제 무소속 의원으로 구성됐다.

국민의힘은 야당이 국정과제인 우주항공청 설립에 있어 발목잡기를 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으며 민주당은 여당이 상임위원회를 독단 운영하고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또한 안조위원장 선출에서 민주당은 야당 과방위 간사인 조승래 의원을 선출하려 하며 국민의힘은 과기부 출신인 변재일 의원을 원하는 상황이다.

안소현 기자 ashright@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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