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항공업계가 해외여행에 반려동물을 동반하는 수송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다만, 마케팅과 달리 반려동물을 동반할 수 있는 좌석 수가 소량에 그치거나 국내선 이용률이 더 높다는 지적이다.
30일 대한항공에 따르면 지난해 반려동물 기내동반 탑승 건수는 국제선과 국내선을 포함해 총 2만8240건이다. 코로나 이전인 2019년(2만5181건)에 비해 12.1% 상승한 수치다. 국내선으로 좁혀보면 1만8265건으로 2019년 대비 25.7%포인트(1만4520건) 늘었다.
아시아나항공은 같은 기간 국제선과 국내선을 포함한 기내동반 반려동물 탑승 증가율은 4%에 그쳤지만, 국내선 건수는 23%포인트 증가했다.
국내선의 반려동물 수송 서비스 이용률이 높은 이유는 ‘반려인의 심리적 부담’ 때문으로 보인다. 반려인이 반려동물과 기내에 탑승하기 위해서는 전용 케이지에 넣어 기내 지정 좌석 밑에 동반 탑승하거나 수화물로 위탁해야 한다.
수화물 위탁시 반려동물을 살피기 어려워 대부분 동반 탑승을 택하는데 주변 승객들의 동의가 필요해 장거리 동반에 대한 부담감이 크다는 것이다.
미국 출장시 반려동물과 동행하는 박민정(33·가명)씨는 주변 시선을 의식에 공간이 넓은 비즈니석을 이용한다고 말했다.
박씨는 “반려동물 수송 서비스를 이용할 때마다 주변에서 눈치를 주는 것을 이해한다”면서도 “지난해 4월 옆자리 승객이 케이지 때문에 자리가 좁다고 항의한 적이 있어 이제는 돈을 더 내더라도 비즈니스석을 이용한다”고 했다.
반려인 김선경(40)씨는 “어린 아이와 함께 비행기에 타면 아이가 울까봐 주변 눈치가 보이는데, 이해해주시는 분들이 왕왕 있다”며 “반려동물도 그런 시선으로 봐주는 것이 선행 되어야 이런 서비스가 확대될 것 같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면, 이러한 수송 서비스가 불편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지난 5월 제주도에 다녀온 김지현(34)씨는 “제 뒷자리에 반려동물이 탔는데 계속 짖어서 비행 내내 쉬지 못했다”며 “장거리였다면 비싼 돈을 내고 양질의 서비스를 누리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 기분이 더 상했을 것 같다”고 답했다.
반려인과 비반려인의 이견은 항공업계가 반려동물 좌석 수를 대폭 늘리지 못하는 이유다. 실제로 반려동물 동반이 가능한 좌석 수는 소량에 그친다.
대한항공 A380의 경우 좌석 수 407석 중 일등석 1석, 비즈니스석 1석, 일반석 3석 등 총 5석만 이용할 수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같은 기종에 11석, 제주항공은 6마리, 진에어는 최대 10석을 제공한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반려동물이 케이지에 들어가 있더라도 동물 털 알레르기가 있거나 기호에 따라 받아들이는 입장이 다르다”며 “실제로 주변 승객 동의가 없으면 좌석을 옮겨드리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반려동물 서비스 확대 계획에 대해서는 “기내가 협소한 공간인 데다 여행 성수기에는 대부분 만석인 경우가 많아 서비스 확대 계획은 조심스러운 부분”이라고 답했다.
조은비 기자 silver_b@kuki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