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우리포트] 덥다고 '치맥' 한 잔? 통풍성관절염 자초 위험

[건우리포트] 덥다고 '치맥' 한 잔? 통풍성관절염 자초 위험

#가볍게 치맥 한잔? 반복하다간 심한 통증 찾아온다
#글// 최홍준 연세건우병원 족부클리닉 원장(전 인제대학교 해운대백병원 교수)

최홍준 원장
연세건우병원 족부클리닉

자칭 '맥주매니아'인 직장인 A씨는 일주일에도 두세번씩 치킨에 맥주를 먹는다. 맥주는 알코올 도수가 그리 높지도 않은 술이기에 병이 찾아 올거라곤 생각지도 않았던 그였다.

그런데 최근 발가락 부위에 극심한 통증이 찾아와 병원을 찾았고 날벼락 같은 소식을 들었다. '통풍성 관절염'이 왔다는 진단과 더불어 통풍을 부른 게 술과 기름진 음식이라는 설명을 들었기 때문이다. 알코올 도수가 높지 않다 생각하고 방심하며 '치맥'을 즐겼던터라 A씨의 충격은 더 컸다.

알코올이 낮다고 큰 염려 안하고 맥주를 마시다가 A씨처럼 통풍성 관절염에 걸리는 케이스는 생각보다 많다. 이유는 '맥주'에 있지 않고 바로 '알코올'에 있다. 알코올에는 요산을 생성하는 '퓨린'이 들어 있는데 이 퓨린 때문에 체내에 요산 수치가 높아지면 요산이 가시 돌기처럼 변하면서 관절과 관절을 싸는 막에 염증을 일으키게 된다. 그래서 '통풍성 관절염'이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왜 유독 '맥주'가 통풍성 관절염을 일으키는 대명사로 알려져있을까? 사실 통풍성 관절염을 일으키는 원인인 퓨린은 알코올에만 있는 게 아니다. 술 외에도 붉은 고기류, 해산물, 튀긴 음식, 내장 부위, 과당 음료 등에도 함유량이 높다. 맥주는 보통 치킨과 같은 튀김류랑 같이 먹기 때문에 요산 생성이 더 많아지게 된 것으로 보인다.

요산결석이 관절마디에 쌓여 변형된 통풍성관절염 환자의 발과 손가락 관절 모습. 연세건우병원 제공

통풍성 관절염은 극심한 고통을 수반하는 질병으로 유명하다. 특이 엄지발가락 통증이 심한데 그 이유는 일반적으로 요산이 엄지발가락에 많이 쌓이기 때문이다. 엄지발가락 외에도 발목이나 무릎 등이 빨갛게 붓고 스치기만 해도 심하게 아픈 것이 통풍성 관절염의 특징이다.

통풍성 관절염은 젊은 사람보단 나이가 많은 사람에게 잘 발생한다. 최근 20~30대 환자가 증가하는 추세이긴 하지만, 환자 대부분은 직장에선 중견 간부, 집에선 가장 역할을 하게 되는 40대 이상이다. 통풍성 관절염은 제때 치료하지 못하면 관절 파괴까지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의심 증상을 발견하면 미루지 말고 정확한 진단을 받아봐야 하는 이유다.

이 병은 대표적인 ‘남성 질환’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분석에 따르면 2018년 기준, 남성 환자는 39만 7440명, 여성 환자는 3만 3513명으로 남성이 여성에 비해 약 10배 이상 발병률이 높다. 전체의 92%가 남성 환자인데 이토록 남성환자가 많은 이유는 남성이 여성보다 음주를 더 많이 하는 경향이 있는 데다가 남성호르몬이 신장에서 요산의 재흡수를 촉진시켜 요산의 배설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통풍성 관절염의 주요 증상들. 그래픽= 연세건우병원 제공

이런 통풍을 예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무엇보다 생활습관 개선이 제일 중요하다. 지나친 음주와 흡연은 피하고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 적절한 체중을 유지해야 한다. 내장(염통, 간, 콩팥 등), 과당이 많은 콘 시럽(corn syrup)이 함유된 음료수나 육류, 해산물(등푸른 생선, 조개), 천연과일주스, 설탕, 단 음료와 디저트, 소금 등의 음식은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저지방이나 무지방 유제품과 채소, 적당한 운동은 통풍 예방에 도움이 된다. 운동을 할 때도 너무 과격한 운동은 요산 생산을 증가시키고, 몸속에 젖산이 축적돼 요산 배설이 감소되면서 통풍 발작이 생길 수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땀을 적당히 흘릴 수 있는 유산소운동을 하는 게 좋다. 빠르게 걷기, 자전거 타기, 가벼운 등산, 수영, 산책하기 등이 권장된다.

이기수 기자
elgis@kukinews.com
이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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