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국무위원장에 대한 미화 표현을 두고 찬반 여론이 인다.
EBS 자회사인 EBS 미디어는 25일 김 국무위원장을 캐릭터화한 입체 퍼즐의 판매를 중지하겠다고 밝혔다. 또 시중에 풀린 입체 퍼즐을 전량 회수하겠다고 덧붙였다.
해당 입체 퍼즐은 김 국무위원장이 환하게 웃는 모습을 캐리커처화한 모습을 바탕으로 제작됐다. ‘한반도 평화 시대를 여는 지도자들’ 시리즈 중 하나다. 시리즈에는 한국, 북한, 미국, 중국 4개국 정상들이 포함돼있다.
김 국무위원장을 소개한 문구는 더 논란을 부추기고 있다. 입체 퍼즐을 판매하는 온라인 사이트에서는 김 국무위원장을 “세계 최연소 국가원수”로 소개했다. 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함께 한반도에서의 완전한 비핵화와 평화체제 보장 등에 대해 합의를 하며 세계 평화로 나아가는 새로운 지표를 마련했다”고 덧붙였다.
해당 퍼즐은 온라인상에서 거센 반대 여론에 직면했다. 김 국무위원장에 대한 설명이 긍정적 측면 일색이어서 자칫 청소년들에게 잘못된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는 것이다. 인권탄압, 독재자로서의 면모, 고모부와 친형 등 정적에 대한 암살 등 그 이면은 다루지 않아 왜곡된 사실을 전달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또 EBS가 국민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영방송이라는 것도 비판받는 지점이다.
김 국무위원장 미화 논란은 처음이 아니다. 인디밴드 가수 ‘스탠딩 에그’는 지난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 국무위원장을 귀엽게 묘사한 피규어를 소개했다. 이어 “소장 욕구가 폭발한다”며 “너무 귀엽다”는 글을 남겼다. 그러나 이를 두고 네티즌들이 “세계 최악의 인권 말살 국가에서 왕처럼 군림하는 김정은이 귀여우냐”는 등 비판이 쏟아지자 스탠딩에그는 결국 게시물을 지우고 사과했다.
김 국무위원장을 바라보는 젊은 세대들의 시선 변화는 지난 4월27일 열린 남북정상회담이 계기로 작용했다. 이창현 국민대 언론정보학부 교수와 한국사회여론연구소가 국민대 1학년 학생 10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김 위원장에 대한 평가는 ‘긍정적’이라는 답변이 4.7%에서 정상회담 이후 48.3%로 10배 이상 급증했다.
김 국무위원장은 남북정상회담 당시 거침없이 솔직한 발언과 유머를 하며 인간적인 면모를 부각했다. 지난 9월 열린 3차 남북정상회담 당시에는 백화원 초대소를 두고 “좀 초라하다”고 말하는가 하면 “교통이 불비하다”는 등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1차 남북정상회담 때는 “어렵사리 평양에서부터 평양 냉면을 가져왔다”면서 “아 멀다고 말하면 안되갔구나”라는 발언으로 좌중의 웃음을 이끌어냈다. 온라인상에서는 김 국무위원장을 향해 “피부톤은 쿨톤같다” “귀엽다”는 반응이 나왔다.
이후 지난 4월30일까지 서울 한남동 ‘콘크리트 스튜디오’에서 열린 홍콩에서 활동하는 작가 조안 코넬라 전시회 ‘조안코믹스’에서는 김 국무위원장이 ‘손가락 하트’를 하고 귀엽게 웃는 모습을 전시했다. 이를 두고 김 국무위원장 모에화가 남북화해 분위기에 기여한다는 긍정적 반응이 나왔다.
그러나 반대 여론도 있다. 일부 보수단체들은 ‘김정은 모에화’가 국가보안법 위반에 해당된다는 입장이다. 국가보안법 제7조는 ‘반국가단체나 그 구성원 또는 그 지령을 받은 자의 활동을 찬양, 고무, 선전 또는 이에 동조하거나 국가변란을 선전, 선동하면 7년 이하 징역에 처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앞서 지난 16일 보수성향단체인 자유연대는 김 국무위원장 서울 방문을 환영하는 집회를 연 백두칭송위원회 행사 참여자 700여명을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