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한국의 경제 상황을 두고 뷰카(VUCA)라는 단어가 자주 등장하고 있다. 뷰카는 당초 미국이 냉전 환경을 설명하기 위해 만들어낸 신조어다.
변동성(Volatility), 불확실성(Uncertainty), 복잡성(Complexity), 모호성(Ambiguity)의 머리글자를 조합해 탄생한 신조어로, 현재는 정치, 경제, 사회 및 환경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환경변화의 불확실성이 크다는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일례로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금융업이 뷰카(VUCA)시대로 한 발짝 더 깊숙이 진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금리 인상 기조와 가계부채 및 한계기업 부실화 문제, 주요국가의 긴축통화 정책, 환율 리스크 등으로 금융업을 둘러싼 환경이 예측하기 어렵게 변하고 있다는 의미다.
뷰카가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ICT(정보통신기술)의 발전과 무관하지 않다. ICT의 발달은 우리 사회의 변화 속도나 범위를 급격히 끌어올렸고, 이는 곧 미래를 예측할 때 고려해야 할 변수가 급격히 증가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 마디로 변화 속도가 빨라지면서 미래를 예측하기 어렵게 됐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변화무쌍한 뷰카시대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전문가들은 유연한 대응을 주문하고 있다. 먼저 목표를 설정하고 전략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전략의 적절성을 검증하는 과정을 늘려야 한다는 것. 또한 전략이 수정됐을 경우 이를 실행할 수 있는 민첩함이 강조되고 있다. 최근 기업들이 에자일(agile) 조직을 확대하는 것도 이러한 불확실성에 신속히 대응하기 위해서다.
맥킨지 보고서(2017)에 따르면 조직의 민첩함을 제고하기 위해 조직원간 비전 및 목적을 공유하고, 행동 중심의 의사결정 구조, 실용 가능한 전략적 지침, 응집력 있는 커뮤니티, 적극적인 파트너십 등을 마련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여기에 뷰카시대에는 리더십의 중요성이 커진다. 불확실성이 커진 사회에서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민첩한 전략을 명확히 제시할 리더의 존재가 필요해 지기 때문이다. 마이크로 소프트의 CEO 사티아 나델라는 “오늘날 리더의 역할은 불확실한 시대에 명확함을 가져오는 것으로, 불확실한 것이 많을수록 더 많은 지도력이 필요하다”고 말한 바 있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