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조계원 기자]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의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용 예·적금 상품 출시를 원하는 이들이 있다. 이는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의 예·적금 금리가 저축은행 보다는 낮지만 시중은행 가운데 가장 높기 때문이다. 하지만 두 인터넷전문은행은 높은 인프라 비용과 시장선점 실패로 ISA용 예·적금 상품 출시에 고개를 젓고 있다.
ISA란 예금과 적금은 물론 펀드, 리츠(부동산투자신탁), 주가연계증권(ELS) 등 금융상품을 하나의 계좌에 편입해 관리하는 제도를 말하다. 내년부터 ISA의 세제혜택이 200~250만원에서 300~500만원으로 확대됨에 따라 많은 소비자가 관심을 쏟고있다.
25일 금융감독원의 금융상품비교공시에 따르면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가운데 가장 높은 금리의 상품은 카카오뱅크의 카카오뱅크정기예금(2.00%)이다. 뒤이어 케이뱅크의 코드K정기예금(1.90%)이 두 번째로 높은 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두 인터넷전문은행을 제외하고 신한·국민·KEB하나·우리·농협·기업은행의 정기예금 금리는 1%에서 1.69% 수준이다. 인터넷전문은행과 여타 은행의 예금금리 차이가 최대 1%까지 벌어지는 것. 비록 저축은행 보다 금리는 낮지만 시중은행에 돈을 맡기길 원하는 소비자가 두 인터넷전문은행의 ISA용 예·적금 상품 출시를 원하는 이유다.
그러나 두 은행의 예·적금 상품을 ISA에 편입하는 것은 한동안 보기 어려울 전망이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아직 출범한지 4개월 밖에 되지 않은 만큼 당분간 ISA상품을 취급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카카오뱅크 역시 비슷한 답변을 내놓았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가 이처럼 ISA용 예·적금 상품의 판매에 부담을 가지는 가장 큰 이유는 초기 인프라 비용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ISA용 예·적금 상품을 내놓기 위해서는 기존 은행간 자금이체 등에 활용되는 금융결제원 전산망과 분리되는 별도의 전산망이 필요하다.
은행 한 관계자는 “금결원 전산망은 은행의 영업이 모두 종료되고 정산을 거쳐 거래가 진행되는 방식이라면, ISA용 전산망은 고객이 타행에서 상품의 가입을 결정할 경우 즉시 가입 내용이 전달되는 방식”이라며 “기존 은행과 연결되는 별도의 전산망을 깔아야하는 만큼 초기 인프라 비용이 많이 들고, 설치에 소요되는 기간도 짧지 않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의 시장 선점 실패도 ISA용 예·적금 판매를 어렵게 하고 있다. 이미 ISA가 출시된지 1년이 넘은 만큼 ISA용 편입상품의 라인업 구축이 완료됐다는 것.
은행권 한 관계자는 “이미 ISA용 편입상품의 라인업이 다양하게 구축되어 있다”며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예적금 상품을 원하는 이들도 있겠지만, 그에 따른 수익이 초기 투자비용을 뛰어넘을 수 있을지는 확신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ISA판매 초기 예적금비율이 높았지만 제도적 취지에 따라 점차 투자상품 비중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며 “지금 예적금 상품을 추가하기에는 때 늦은 감이 있다”고 밝혔다.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