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드브루’ 위생불량 '위험성'… 전문가들 ‘기우’

‘콜드브루’ 위생불량 '위험성'… 전문가들 ‘기우’

최근 커피시장의 대세는 단연 ‘콜드브루’다. 준비기간이 길어 하루 한정된 수량만 판매할 수 있음에도 호응이 좋아 관련업체들은 속속들이 콜드브루를 라인업에 추가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세균논란이 있었던 더치커피보다 오히려 콜드브루 추출방식이 세균에 노출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한다. 산패의 원인인 유분(커피기름)을 걸러내기 어렵다는 것이 그 이유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추출방식의 차이보다는 유통과 매장위생 등이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

올해 2월 한국소비자원이 시중에 유통되는 더치커피 30개 제품에 대한 세균검출시험을 진행한 결과 3개 제품에서 기준치의 9900배에 달하는 세균이 발견돼 위생논란이 일었다. 이 중 1개 제품에서는 대장균균도 함께 검출됐다. 한국소비자원은 실온에서 장시간 추출과 숙성 과정을 거치는 더치커피 특성상 세균에 노출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세균검출논란 이후 국내업계에서는 더치커피라는 이름이 점차 사라졌다. 대신 ‘콜드브루’라는 이름을 단 제품들이 속속 출시됐다.

업계에 따르면 스타벅스가 올 4월 선보인 콜드브루는 출시 50일만에 30만잔이 팔렸다. 100여개 매장에서 한정 출시된 것을 감안할 때 이례적이라는 것이 업계 반응이다. 스타벅스는 호응에 힘입어 전국 800개 매장으로 판매처를 확대했다. 투썸플레이스 역시 3개 매장에서 한정판매하던 콜드브루를 전국 매장으로 확대 판매하고 있다. 카페베네, 할리스커피 등도 콜드브루 관련 제품들을 매장에 선보였다. 한국야쿠르트가 미국 바리스타 챔피언십 우승자 바빈스키와 협약을 통해 출시한 콜드브루 바이 바빈스키는 하루평균 10만개씩 판매되고 있다.

◇더치커피? 콜드브루?

커피와 물이 혼합된 음료를 식품분류상 액상커피라고 한다. 더치커피와 콜드브루 둘 다 액상커피다. 보통 우리나라와 일본, 중국에서는 더치커피(Dutch coffee)라고 부르며 서구권에서는 콜드브루라고 한다. 워터드립(Water Drip)커피라고도 불린다. 우리나라에서는 추출방식을 구분하기 위해 구별해 부르지만 기본적으로는 같은 말이다.

액상커피의 추출방식은 크게 침출식과 침전식 두 가지로 구분된다. 더치커피의 제조방식으로 많이 알려진 침출식은 원두를 분쇄한 뒤 찬물을 떨어뜨려 추출하는 방식을 말한다. 실온에서 짧게는 4~5시간에서 길게는 8시간 이상 걸린다.

침전식은 찬물에서 추출하는 것은 같지만 원두를 직접 물에 담궈 불려서 우려내는 방식이다. 평균 12시간에서 길게는 24시간동안 추출하며 냉장상태에서 제조하는 것이 차이점이다. 아메리카노에 비해 쓴맛이 덜하고 텁텁한 맛이 없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콜드브루가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으면서 일부에서는 국내시장에서 콜드브루의 전신(前身)이라 할 수 있는 더치커피를 예로 들며 위생을 우려한다. 추출방식이 흡사한데다가 오히려 콜드브루 방식이 위생에 취약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산패의 원인인 유분을 걸러내는 차이가 크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커피를 추출할 때 자연스럽게 유분이 발생하며 부패 속도가 무척 빠르다”면서 “기존의 커피추출방식에서 종이필터를 사용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이어 “필터를 사용하는 더치커피 방식과는 달리 콜드브루 방식은 원두를 우려내다보니 이 유분을 걸러낼 수 있는 단계가 없다”고 말했다.

◇추출방식의 차이로 인한 위생우려는 '기우'

전문가들은 추출방식의 차이를 원인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한다. 한국커피협회 이상규 회장은 “유분이 산패에 작용하는 것은 맞지만 단순히 추출방식의 차이만이 세균검출의 원인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면서 “오히려 유통이나 병입, 숙성, 보관 환경의 위생상태가 크게 좌우한다”고 말했다. 이어 “물론 추출 방식과 위생에 대해 ‘우려’가 있을 수는 있지만 단편적인 부분만을 짚어 호도하는 것은 커피산업 전체를 침체시키는 일”이라고 말했다.

커피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식음료에서 위생을 우려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면서 “위생을 위해 지정된 공간에서 지정된 인원만이 제조에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콜드브루 역시 원두를 우려내는 과정에서 필터를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현우 기자 akg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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