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쿠키뉴스=정진용 기자] 영국 국립 정자은행이 세워진 지 1년이 됐지만 등록된 기증자는 단 9명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영국에서 증가한 동성결혼과 독신 여성 증가 등으로 인공수정을 위해 정자에 대한 수요는 빠르게 늘고 있지만 공급이 턱없이 부족해 문제가 되고 있다.
1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지에 따르면 로라 위젠스 영국 국립 정자은행장은 “9월부터는 ‘남성의 가치는 정자로 입증된다’는 식으로 남성들의 허영심을 자극해 정자 기증이 폭등한 덴마크 정자은행의 성공사례를 본 따 새롭게 9월 말부터 기증자 모집 캠페인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국립 정자은행은 영국의 정자 기증 부족의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버밍엄 여성 병원과 국립 생식세포 기부 신탁과의 공동협약 체결로 지난해 만들어졌다. 영국 인간수정배아관리국(HFEA)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영국 의회가 2013년 7월 동성결혼을 합법화한 이후 동성커플의 정자 수요는 2013년 이후 약 20%나 급등했다.
하지만 영국에서 정자 기증자는 여전히 구하기가 어렵다. 위젠스 은행장은 “정자 수요자들이 요구하는 조건은 키가 182cm 이상, 의사 또는 변호사 등의 고학력 직업의 남성이다. 하지만 영국 남성들의 평균 신장이 170cm임을 고려할 때 벌써 90%의 남성은 제외된다. 또한 고학력의 남성들은 정자 기증을 할 만큼 시간이 그렇게 많지 않다. 따라서 현실적으로 남는 것은 일정한 직업을 갖지 않은 젊은 남성들뿐이다”고 설명했다.
또한 정자를 한번 기증할 때 약 35파운드(약 6만원) 밖에 받지 못하지만 이를 위해서 약 4개월 동안 일주일에 두 번씩 꾸준히 병원을 방문해야 하고 성생활이나 자위행위도 금지되는 등 조건이 많은 것도 남성들이 기증을 꺼리는 이유다.
위젠스 은행장은 “그렇다고 ‘정자값’을 올려줄 수도 없다”며 “그렇게 되면 자신의 건강을 속이고 기증하려는 남성들이 분명 나타날 것”이라고 고충을 토로했다.
덴마크, 미국, 캐나다 등에서 정자가 수입되는 것도 쉽지 않은 문제다. 한 명의 정자로 수정시킬 수 있는 아이의 수를 약 10명으로 제한한 영국과는 달리, 덴마크 같은 경우 관련 법안이 없어 수백 명의 이복형제가 생길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위젠스 은행장은 “우리는 사람들을 덴마크 정자은행으로 보내지 않을 것”이라며 “3년에서 5년 사이에 충분한 수의 정자 기증자를 확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jjy4791@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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