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지도부 이달 초 NSC에서 ""홍콩 시위에 양보는 없다"" 방침 확정"

"중국 지도부 이달 초 NSC에서 ""홍콩 시위에 양보는 없다"" 방침 확정"

중국 지도부가 홍콩 도심 점거 시위에 대해 “더 이상 양보는 없다”는 방침을 확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홍콩 정부가 시위대와의 대화를 철회하고 바리케이드 철거에 나선 것도 중국의 방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이 같은 입장은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이달 초 주재한 국가안전위원회(NSC) 회의를 통해 정리됐다고 로이터통신은 15일 전했다. 한 소식통은 “홍콩 시위대에 더 이상의 관용은 없다”면서 “중국 본토 개혁을 위한 선례를 남기지 않고 티베트 및 신장 등에서의 민주화 요구에 빌미를 제공하지 않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홍콩 시위에 대해 이미 중국은 많이 참아왔다”면서 “시위 지도부와 대화에 나섰던 것도 양보였다”고 말했다. 당초 홍콩 정부는 시위대의 대화 요구를 받아들여 지난 10일 공식 대화를 시작하려고 했지만 실무 협상 도중 전격 취소한 바 있다.

다른 소식통은 “홍콩의 보통 선거는 주권과 관련된 것”이라며 “세 번째 양보는 없다”고 말했다. ‘세 번째 양보’라는 의미는 앞서 중국이 시행하려던 정책이 홍콩 시민의 시위로 두 번이나 무산됐던 사례를 언급한 것이다. 홍콩 정부는 기본법 23조 조항을 근거로 국가안전법 제정을 추진했지만 2003년 홍콩 내 민주화 시위로 관련법 제정을 유보했다. 2012년에는 홍콩의 교과서에 공산당 성향의 역사를 다룬 ‘애국 교육’에 반발하는 학생 운동이 확대되면서 홍콩 정부가 정책을 철회하기도 했다.

이 소식통은 “6·4(1989년 천안문 무력 진압)와 같은 일은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며 무력진압 가능성은 배제했다. 그는 “살인, 방화 등이 발생해 혼란이 가중될 경우에만 무력을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홍콩 시민의 도심 점거 시위가 18일째 이어지는 상황에서 15일 새벽 시위대와 경찰이 바리케이드 철거 과정에서 충돌하면서 시위대 45명이 체포됐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경찰은 이날 새벽 수백 명의 경찰관을 동원해 시위대에 후추 스프레이를 사용하는 등 진압 작전 끝에 1시간 만에 바리케이드를 해체하고 도로를 다시 통제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시위대가 격렬하게 저항하면서 경찰 4명이 우산 살에 눈 주변이 찔리거나 어깨가 삐는 등 부상했으며 일부 시위대도 다쳤다고 SCMP는 전했다. 경찰이 시위에 참가한 공민당 당원을 수갑 채운 채 구석에 꿇어 앉혀 집단 구타하는 동영상이 TVB 방송에 보도되기도 했다. 장샤오밍 홍콩 주재 중국연락판공실 주임은 전날 “센트럴 점령 시위는 일국양제(一國兩制·한 나라 두 국가 체제) 가운데
‘일국(一國)’의 원칙을 위반한 것으로 중앙 권력에 도전하고 기본법을 무시한 엄중한 사회·정치사건”으로 규정했다고 중신신문사는 전했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khmaeng@kmib.co.kr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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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맹경환 특파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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