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휴, 덥습니다. 쏟아지는 햇살, 푹푹 찌는 날씨. 사무실 안에 앉아있으니 탁 트인 해변으로 떠나고 싶은 생각이 간절합니다.
여러분 혹시 비키니 전용 해수욕장이 강원도 강릉에 있다는 걸 알고 계시나요? ‘해수욕장의 꽃’ 비키니족을 위해 선탠전용으로 야심 차게 꾸며진 사근진 해수욕장입니다. 선탠 베드와 파라솔이 구비된 건 기본이고요. 남들 시선을 신경 쓰지 않고 편안하게 선탠을 즐길 수 있도록 대나무 울타리까지 설치됐습니다. ‘몰래 카메라’ 범죄에 노출될 위험도 없지요.
그런데 이상합니다. 찾는 사람이 많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영 손님이 없네요. 강릉시는 올해 이 해수욕장을 찾은 피서객이 1250명으로 집계됐다고 29일 밝혔습니다. 작년 같은 기간에는 2540명을 기록했는데, 이마저도 절반 정도로 뚝 떨어진 것이지요.
소식이 전해지자 인터넷에서는 해수욕장이 폭삭 망한 이유에 대해 갑론을박이 벌어졌습니다.
대체로 “비키니를 차려입고 해변을 찾는 여성들의 마음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는 지적들이 많은데요. 여러 네티즌들은 “남자가 없는데 비키니가 뭔 소용?ㅋㅋㅋ” “당연하지. 몸매 자랑하려 헬스장에서 돈 주고 얼마나 땀을 흘렸을 텐데”라며 혀를 차고 있습니다.
한편 남성 네티즌 사이에선 “여자들, 비키니 입는 거 자기만족이라더니 속내가 밝혀졌다” “비키니는 원래 보여주기 위한 옷이었다는 게 증명됐다”라는 비아냥도 나왔는데요. 글쎄요. 정말 그럴까요? 아직 많이들 몰라서 못 간 거 아닐까요?
강릉시 관계자는 “계속적인 홍보로 과하지 않은 범위에서 선탠을 마음 놓고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습니다. 본격적인 피서철은 이제 시작됐는데요. 어디 좀 더 두고 지켜보지요 뭐.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