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 안중에도 없는 중국… 인민해방군 훈련 때문에 12개 공항 항공편 대거 연착·취소

국민은 안중에도 없는 중국… 인민해방군 훈련 때문에 12개 공항 항공편 대거 연착·취소

중국 민용항공국은 22일 라디오 방송과 웨이보를 통해 “지난 20일부터 다음달 15일까지 26일간 중국 동부와 중부의 12개 공항에서 대규모 항공편 지연 운항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유와 관련해서 “다른 이용자의 빈번한 훈련 활동 때문”이라고만 밝혔다.


해당 공항은 상하이와 난징, 우한 등 대부분 이용객들이 많은 곳들이다. 하지만 당국의 발표는 이미 항공편의 연착과 지연이 시작된 지 2일이 지난 뒤에야 나왔다. 홍콩 항공 담당자는 23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항공 관제에 관한 어떠한 사전 통보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상하이의 훙챠오와 푸둥 등 공항 2곳에서만 지난 21일부터 22일 오후 6시까지 290편 이상의 항공기가 연착되거나 취소됐다. 동방항공 항공사 한 곳만 22일 오전 항공기 22편이 취소됐다. 관영 CCTV는 “해당 지역 항공편의 25% 가량이 감축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시민들은 분통을 터뜨렸다. 네티즌 ‘온화한 향기’는 “푸저우에서 상하이로 가야하는데 공항에 거의 도착할 때 취소 알림 문자를 받았다. 우울하다”고 말했다. ‘홍콩사랑’은 “유럽에서도 그렇게 군사 훈련이 많다는데 시민들 불편을 겪었다는 얘기는 없었다”면서 “(중국은)시민이 아니라 공산당과 권력이 우선”이라고 비판했다. 국내선 항공편이 막히자 고속철도로 대거 이용자들이 몰리면서 각 역마다 북새통을 이뤘다. 한 네티즌은 “베이징에서 상하이로 돌아가는 모든 항공편이 취소됐다. 고속 열차에는 사람이 붐벼 6시간 동안 난리를 피운 뒤에야 드디어 집에 도착했다”고 말했다.


중국 언론들은 ‘다른 이용자의 빈번한 훈련’과 관련해서 보도가 없었다. 홍콩 언론들은 인민해방군의 대규모 군사 훈련의 영향 때문이라고 전했다. 홍콩 군사평론가 량궈량은 명보에 “매년 8월 1일 건군절(建軍節) 이전에 5~10일 본토에서 하계 군사훈련이 있었다”면서 “하지만 이번처럼 장기간에 걸친 항공 관제는 전군이 참여하는 대규모 군사 훈련이 될 것이라는 의미”라고 말했다. 마카오 국제군사학회의 황둥 회장 역시 “통제 공항의 위치가 동부와 중부 지역에 집중된 것으로 볼 때 지난과 난징, 광저우 등 3대 군구의 병력이 동원되는 일본을 겨냥한 훈련”이라고 추정했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khmaeng@kmib.co.kr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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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맹경환 특파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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