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쿠키 사회] 인터넷에서 때 아닌 ‘장례식장 패션’ 논쟁이 벌어졌다. 컬러렌즈를 끼고 원피스를 입은 채 친구 아버지의 장례식장으로 찾아간 20대 여성의 사연이 여론을 반으로 갈랐다.
2일 유명 포털 사이트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장례식장에서 원피스를 입고 렌즈를 낀 게 잘못인가요’라는 제목의 글이 네티즌들의 논쟁으로 이어졌다. 자신을 25세 여성이라고 소개한 이 네티즌의 글은 지난 1일 오후 10시부터 24시간 만에 31만 건 이상의 조회수와 400건 이상의 추천수를 이끌어냈다.
이 네티즌이 밝힌 상황은 이렇다. 그는 최근 친구로부터 “아버지께서 돌아가셨다”는 연락을 받았지만 사정상 장례식장으로 바로 갈 수 없어 다음날 첫차를 타고 찾아갔다. 그러나 지인의 장례식을 처음 참석하는 그에게 복장 선택은 쉽지 않은 문제였다.
그는 “어떤 복장으로 가야하는지 몰라 집에서 검정색 의상만 찾았고 오직 한 벌 가진 검정 원피스를 찾았다”면서 “원피스인 데다 길이가 긴 것도 아니어서 곤란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고 게시판에 설명했다
안경이나 화장도 문제였다. 그는 친구로부터 연락을 받은 당일이 아닌 다음날 아침 첫차를 타고 장례식장으로 가는 만큼 평소와 다르지 않게 갈색 컬러렌즈를 끼고 가벼운 화장을 해도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는 장례식을 마친 지 며칠 뒤 다른 친구로부터 원피스와 렌즈에 대한 지적을 받고 말았다.
그는 친구에게 “빠르게(당일에) 장례식장으로 갈 수 있으면 씻지도 못하고 출발했겠지만 첫차 시간까지 시간이 있는데 고의적으로 허름한 모습은 보일 필요가 없지 않느냐. 원피스의 경우 검정색 의상이 한 벌뿐이어서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고 설명했으나 친구의 마음을 되돌릴 수 없었다. 그는 게시판에서 다른 네티즌들에게 의견을 물으며 장문의 사연 글을 마쳤다.
여론은 반으로 갈라졌다. “장례식장인 만큼 화장과 컬러렌즈를 피하고 단정한 의상이 없다면 충분한 준비시간동안 다른 지인들에게 빌렸어야 했다”는 의견과 “자신이 할 수 있는 수준에서 가장 단정한 모습이라면 문제될 게 없다”는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한 네티즌은 “렌즈 착용 사실을 알아낸 사람(다른 친구)이 더 이상하다. 핫팬츠 등 화려한 의상을 입은 게 아니라면 장례식장으로 찾아간 것 자체가 상주에겐 고마운 일”이라고 말해 주목을 끌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철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