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 지난 5월 평소처럼 순찰을 돌던 한 파출소 경찰관에게 갑자기 한 가지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순찰차 경광등을 끄고 다니면 범죄자들이 자신의 위치를 모를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처음엔 10초 간격으로 경광등을 껐다 켰고 이어 3분, 7분, 10분 간격으로 늘렸다. 야간에 순찰차가 경광등을 꺼놓자 행인들은 경찰차인지 일반차량인지 식별하지 못했다. 새벽 2시쯤 이 경찰관은 한 금은방 앞길에서 꺼져 있던 경광등을 다시 켰다. 그러자 한 남자가 화들짝 놀라며 도망치기 시작했다. 예비 범죄자였던 것이다.
‘소등 효과’를 눈으로 확인한 경찰관은 다음날 동료들에게 이 아이디어를 전파했다. 서울도봉경찰서 도봉2파출소 박상영(53·경위) 팀장의 얘기다.
박 팀장의 작은 실험은 상당한 범죄 예방 효과를 나타냈다. 박 팀장은 “지난 5월 한 달 동안 매일 저녁 7시부터 다음날 오전 7시까지 순찰차량 경광등의 소등과 점등 간격을 늦춘 결과,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범죄가 확연히 감소했다”고 20일 밝혔다.
박 팀장에 따르면 파출소 소속 4개 팀 24명 경찰관은 순찰차의 경광등 소등·점등 간격을 최대 10분까지 늦춰 순찰하는 방식을 통해 강간미수와 절도, 교통사고, 차량털이 등 범죄 발생을 줄일 수 있었다.
절도의 경우 지난해 5월 10건이 발생했지만 올해는 6건으로 줄었고, 교통사고도 같은 기간 동안 25건에서 13건으로 떨어졌다. 강간미수나 강도 사건은 1건도 일어나지 않았다.
경찰이 순찰 방식을 바꾼 이유는 항상 경광등을 켜놓으면 범인들에게 경찰 위치를 알려주는 꼴이 되기 때문이다. 반면 경광등을 껐다 켰다를 반복하면 경찰의 위치 파악이 어려워진 범죄자들이 섣불리 행동을 할 수 없게 된다.
박 팀장은 “점등 간격에 변화를 줌으로써 범인들이 범행 전 차량을 일일이 확인해야 하는 심리를 이용했다”며 “범죄 발생 건수가 감소하면서 수사비도 덩달아 줄었다”고 말했다.
현재 경찰지침에는 야간 순찰시 경광등을 계속 켜놓도록 하고 있다. 박 팀장은 “순찰차 경광등 상시 점등은 67년간 계속돼 왔다”며 “적극적인 범죄예방을 위해 이제라도 지침을 수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
그는 처음엔 10초 간격으로 경광등을 껐다 켰고 이어 3분, 7분, 10분 간격으로 늘렸다. 야간에 순찰차가 경광등을 꺼놓자 행인들은 경찰차인지 일반차량인지 식별하지 못했다. 새벽 2시쯤 이 경찰관은 한 금은방 앞길에서 꺼져 있던 경광등을 다시 켰다. 그러자 한 남자가 화들짝 놀라며 도망치기 시작했다. 예비 범죄자였던 것이다.
‘소등 효과’를 눈으로 확인한 경찰관은 다음날 동료들에게 이 아이디어를 전파했다. 서울도봉경찰서 도봉2파출소 박상영(53·경위) 팀장의 얘기다.
박 팀장의 작은 실험은 상당한 범죄 예방 효과를 나타냈다. 박 팀장은 “지난 5월 한 달 동안 매일 저녁 7시부터 다음날 오전 7시까지 순찰차량 경광등의 소등과 점등 간격을 늦춘 결과,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범죄가 확연히 감소했다”고 20일 밝혔다.
박 팀장에 따르면 파출소 소속 4개 팀 24명 경찰관은 순찰차의 경광등 소등·점등 간격을 최대 10분까지 늦춰 순찰하는 방식을 통해 강간미수와 절도, 교통사고, 차량털이 등 범죄 발생을 줄일 수 있었다.
절도의 경우 지난해 5월 10건이 발생했지만 올해는 6건으로 줄었고, 교통사고도 같은 기간 동안 25건에서 13건으로 떨어졌다. 강간미수나 강도 사건은 1건도 일어나지 않았다.
경찰이 순찰 방식을 바꾼 이유는 항상 경광등을 켜놓으면 범인들에게 경찰 위치를 알려주는 꼴이 되기 때문이다. 반면 경광등을 껐다 켰다를 반복하면 경찰의 위치 파악이 어려워진 범죄자들이 섣불리 행동을 할 수 없게 된다.
박 팀장은 “점등 간격에 변화를 줌으로써 범인들이 범행 전 차량을 일일이 확인해야 하는 심리를 이용했다”며 “범죄 발생 건수가 감소하면서 수사비도 덩달아 줄었다”고 말했다.
현재 경찰지침에는 야간 순찰시 경광등을 계속 켜놓도록 하고 있다. 박 팀장은 “순찰차 경광등 상시 점등은 67년간 계속돼 왔다”며 “적극적인 범죄예방을 위해 이제라도 지침을 수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