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정일 야심작 ‘회령 음식점 거리’, 골칫거리로 전락…식사표 놓고 주민 싸움

北 김정일 야심작 ‘회령 음식점 거리’, 골칫거리로 전락…식사표 놓고 주민 싸움

[쿠키 정치]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야심 차게 건설한 ‘회령 음식점 거리’가 주민생활의 도움은커녕 골칫거리로 전락했다고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이 15일 보도했다.

RFA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생모 김정숙의 고향인 함경북도 회령시에 음식점 거리를 건설, 지난해 12월 방문 당시 ‘정상적으로 잘 운영하라’고 지시했다. 이 거리는 전골식당, 짜장면집, 순두부집, 강냉이 음식집, 토끼고기 전문식당, 청량 음료점 등 15개 식당으로 구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식량난에 시달리는 함경북도는 식당을 정상적으로 운영할 수 없다고 판단, ‘식사표’를 이용해 식당마다 10명분의 식사만 공급하기로 했다. 유일하게 식사표 없이 이용할 수 있는 ‘회령관’의 경우 냉면이 무려 1800원인데 반해, 식사표로 이용할 수 있는 강냉이 음식점의 경우 300원만 내면 대동강 맥주 한 병과 빵 4개, 펑펑이(팝콘), 강냉이가루지짐(부침개)을 먹을 수 있다.

RFA의 회령시의 소식통은 “식사표가 인민반(통상 30가구로 이루어진 최말단 행정조직)별로 두 달에 3장정도 나오다 보니 이를 차지하기 위한 전쟁이 치열하다”며 “거름 생산과 같은 사회적 과제를 잘 수행한 주민들에게 우선적으로 표를 주고 있다. 표가 나올 때마다 주민들이 큰 싸움을 벌인다”고 말했다.

또 “식사표 때문에 보름에 한 번 있는 인민반 회의 때 고성이 오가고 문을 차고 나가는 사람이 있을 정도”라며 “표를 나눠줘야 하는 인민반장들은 ‘차라리 이런 식사표는 나오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한다”고 설명했다.

‘회령 음식점 거리’는 김 위원장이 건설자금으로 80만 달러의 현금을 내놓을 정도로 큰 관심을 받았다. 인민보안부 내무군 산하 8총국 군인과 회령시 건설 돌격대가 2009년 5월부터 5개월 내 완공을 목표로 착공했으나 건설자재와 자금 부족 등으로 20개월여 만인 지난해 12월 공사를 마쳤다. 국민일보 쿠키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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