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중국집 이름이 5개?

한 중국집 이름이 5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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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사회] 전주에 사는 구모씨(52)는 최근 중국음식점에 짬뽕을 시켰다가 황당한 경험을 했다. 구씨는 아들이 A중국음식점에 전화로 주문을 했다가 종업원과 말다툼을 벌이자 음식점에 찾아가 종업원에게 항의를 했다. 집에 돌아와 전화번호부를 보고 B중국음식점에 주문을 했는데 배달을 온 종업원은 방금 전 다퉜던 A음식점의 종업원이었다.

중국음식점들이 적게는 2개, 많게는 5개에 달하는 유령상호를 사용하면서 소비자를 우롱하고 신규 소자본창업자를 위협한다는 지적이다.

일부 중국음식점들이 한 상호로 사업자등록을 한 뒤 여러 개의 유령상호를 만들어 홍보를 하는 사례가 허다한 것이다. 하지만 행정기관에서는 이에 대한 실태를 전혀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며 이에 대한 단속근거도 마련치 못하고 있다.

전주시청에 중식으로 업태를 등록한 업체는 202곳이지만 114전화번호 안내(코이드)에 등록된 전주시내 중국음식점은 무려 533곳. 실제 등록된 중국음식점보다 114에 등록된 중국음식점이 2배 이상 많은 것이다. 또 114에 등록된 도내 중국음식점은 1555곳이지만 전북도청 역시 현황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최근에는 일부 중국음식점들이 냉면전문점 등의 유령상호를 만들어 스티커 등을 배포해 냉면만 전문으로 하는 업체의 타격이 크다는 설명이다. 지역 음식점 등을 홍보하는 생활정보지 등에 적힌 냉면전문점 등 대다수가 실제는 중국음식점이 유령상호만 내건 것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전주에서 냉면전문점을 하는 C씨(54)는 "중국음식점을 하다 망하면 그 전화번호가 20∼50만원 사이에 거래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대부분 중국음식점들이 2개 이상 유령상호를 가지고 운영하다보니 소비자도 피해지만 대출을 받아 소자본으로 창업한 이들이 3개월을 못 버티고 망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제휴사/전북일보 임상훈 기자 axiom@jjan.kr

김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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