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폭도 얼짱·몸짱 대세?…경찰 “조직원 선발 시 얼굴·몸매 엄격히 봐”

조폭도 얼짱·몸짱 대세?…경찰 “조직원 선발 시 얼굴·몸매 엄격히 봐”

[쿠키 사회] 상처 자국이 남아있는 얼굴, 배가 나온 육중한 체구. 일반적으로 생각되는 조직폭력배의 모습이다. 하지만 이런 모습의 조직폭력배는 앞으로 전국 단위폭력조직에선 찾아보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폭력조직들이 소위 ‘일류 조폭’이 되기 위한 일환으로 조직원 영입 시 얼굴과 몸매 등을 기준으로 ‘엄선’하기 때문이다.

서울경찰청이 최근 일망타진한 이태원파의 조직원 선발 과정을 보면 마치 사관학교의 생도 선발을 떠올리게 할 정도로 까다롭고 어려워 보인다.



부두목 김모씨(32)를 포함해 7일 처벌된 이태원파 조직원은 84명으로, 조사 결과 이들은 전국적인 조폭으로 성장하려면 ‘우수한 인재’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각종 격투기와 운동으로 다져진 신체와 175cm 이상의 키, 잘 생긴 외모 등을 조직원 가입 조건으로 내걸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1950년대 정치깡패로 악명을 날렸던 거대한 몸집의 이정재, 1970년대 중반 서울 명동 사보이호텔을 습격해 일약 전국 최고의 주먹대열에 오른 조양은과 같은 평범한 체구의 남자는 이들 조직의 일원이 되기에는 불리한 셈이다.

또한 싸움 실력과 조직에 대한 충성심에 준수한 외모까지 충족시키는 엄격한 선발 기준을 충족해 통과했다고 해서 곧바로 조직원이 되는 것도 아니다. 사관학교의 군사훈련을 방불케 하는 혹독하고 엄격한 훈련과정이 남아있다.

이태원파는 영입 대상자들을 확보한 다음 서울 용산구 이태원 일대에서
합숙시키면서 흉기 사용법과 문신으로 위협하기, 출동 명령 후 정해진 시간 안에 신속하게 집결하기 등으로 이뤄진 2∼4년의 교육과정을 실시해 온 것으로 밝혀졌고, 여기서 낙오하지 말아야 비로소 ‘식구’가 된다.

일단 전국 조직으로 인정받으면 지방의 다른 조직들로부터 ‘대접받는 삶’이 시작된다.

실제로 경찰의 수배를 받은 이태원파 두목 오모(52)씨는 후계자로 지목된 조직원들과 함께 연간 3∼5차례 광주와 부산, 대전 등을 돌며 해당 지역의 대표 폭력조직으로부터 향응과 접대 등을 받아온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이미지 관리’에도 철저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활동지역에서 술을 마시다 일반인과 시비가 붙으면 품위가 손상된다고 판단해 행동강령에 ‘동네에서 술을 마시지 않는다’라는 조항을 넣기도 했다.

이태원파가 조직원들의 외모와 체격을 엄격히 제한하고 이미지 관리에 엄청난 신경을 써온 것은 불법 유흥업소나 오락실 운영, 재개발지역 철거 용역 등과 같은 전통적인 ‘조폭 사업’을 합법적인 사업으로 위장하려는 의도로 경찰은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과거에는 보기만 해도 조직폭력배임을 금방 눈치 챌 수 있었으나 요즘 조폭은 일반인의 경계를 피하려고 평범한 용모와 깔끔한 몸가짐 등을 갖추는 게 특징”이라며 “이 때문에 이들이 불법 업소를 운영하더라도 쉽게 적발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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