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 위치추적 40대 목숨 구했다

휴대전화 위치추적 40대 목숨 구했다

[쿠키 사회] 자신의 처지를 비관해온 40대 가장이 가족들과 전화 통화를 한 뒤 고향에 내려와 자살을 기도, 혼수상태에 빠졌으나 휴대전화 위치추적 요청을 받은 경찰과 소방서 직원들의 신속한 대응 덕분에 목숨을 구했다.

22일 보성경찰에 따르면 지난 21일 오후 7시31분께 “자살 기도자로 신고된 김모(41)씨의 휴대전화 신호가 보성군 문덕면 일대에서 잡힌다”는 소방서의 수사의뢰가 복내지구대에 접수됐다.

사태의 심각성을 직감한 복내지구대 소속 전민수(33) 경장 등 4명은 순찰차 2대를 동원해 인근 지역에 대한 긴급 수색에 나섰다.

전 경장 등은 휴대전화 신호발신지 인근의 반경 5㎞를 샅샅이 뒤진 결과 수색 50여분 만에 문덕면 오동마을 인근 야산에서 김씨의 무쏘 차량을 찾아냈다.

발견 당시 김씨는 차량에 시동을 건 채 운전석에 의식을 잃고 쓰러져 있었으며, 조수석 뒷자리 유리창에는 3m 가량의 주방용 주름관이 배기구와 연결돼 있었다.

이를 본 김 경장은 자신이 갖고 있던 38구경 권총 손잡이를 이용해 차량 유리창을 깨고 차문을 열어 김씨를 빼낸 뒤 119구조대에 신고, 목숨을 구해냈다.

경찰조사 결과 경기도에 거주하는 김씨는 최근 가족간 문제로 심적 고통을 겪어오던 중 자신이 태어난 문덕면으로 와 자살을 시도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씨는 광주 모 종합병원에서 의식을 회복했으며, 22일 오전 병실을 찾은 김 경장에게 “너무나 고맙다”며 감사의 눈물을 흘렸다.

김 경장은 “발견 당시 김씨는 차량 배기구를 통해 들어온 이산화탄소에 질식돼 의식이 없었다”며 “차량이 발견된 곳이 농로를 통해 이동해야 하는 외진 곳이어서 하마터면 큰 일 날 뻔 했다”고 말했다.

김씨의 부인 A씨(35)는 “남편이 오후 7시께 집에 전화를 걸어 ‘미안하다.

이젠 집에 못 들어갈 것 같다’고 말한 뒤 연락이 끊겨 119에 신고했다”며 “남편이 의식을 찾은 뒤 ‘세상이 새롭게 보인다’며 담당 경찰관에게 고맙다는 뜻을 거듭 밝혔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제휴사/광주일보 최경호기자 choice@kwangju.co.kr
신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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