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쿠키 사회]자신의 가족을 잔혹하게 살해한 20대 가장은 범행 하루 뒤 실시된 현장검증에서도 담담하게 범행을 재현했다.
광주광산경찰은 24일 광산구 비아동·월계동·쌍암동 일대에서 ‘세 모자 살인사건’ 피의자인 남편 최모(29)씨에 대한 현장검증을 벌였다.
최씨는 쌍암동 S공원에서 살해 도구인 흉기를 버리는 장면을 시작으로 피해자 3명에 대한 범행을 차례로 재연했다.
최씨는 이날 검은색 상·하 운동복 차림에 푸른색 마스크와 남색 모자를 눌러썼으나, 현장에 있던 시민들이 몰려들자 고개를 푹 숙였다.
광산경찰 형사과 장정근 1팀장이 “흉기를 어떻게 버렸느냐?”고 묻자, 최씨는 담담한 자세로 현장검증에 임했다.
이어 최씨는 월계동의 자신이 운영하던 편의점으로 자리를 옮겨 옷을 갈아입고 다친 부위와 혈흔을 닦아내는 모습도 재연했다.
최씨는 현장검증 과정에서 “범행을 자백했는데, 더 이상 숨길 게 뭐가 있겠느냐?”며 “우발적으로 저지른 일”이라고 말했다.
최씨는 또 비아동 H아파트 1층 자신의 집에서 부인(30)과 큰 아들(4)을 흉기를 휘둘러 살해하고 작은 아들(2)을 불에 타 숨지게 한 장면을 연출했다.
최씨는 집에서 숨진 세 모자 대신 재연에 나선 의경 3명에게 흉기를 휘두르는 시늉과 불을 지르는 장면을 수차례 되풀이했다.
경찰이 설치한 출입통제 선을 넘고 들어온 한 주민은 “어떻게 사람이 이토록 잔인할 수가 있느냐”며 몸을 떨었다.
순간 최씨도 고개를 숙였다.
최씨는 이날 1시간30분간 진행된 현장검증 내내 얼굴을 감추려는 듯 연신 모자 챙을 잡아 내렸다.
한편, 경찰은 최씨의 범행이 계획된 것인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인화물질 구입처에 대한 탐문수사를 하고 있다.
한편 광주광산경찰은 이날 최씨에 대해 살인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제휴사/광주일보 김형호기자 khh@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