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도의 한 사설 수영장이 저소득층을 수영장 물의 탁도와 연관 짓는 안내문을 붙이면서 비판에 휩싸였다. 확인되지 않은 정보를 사실처럼 내세워 특정 계층을 비하한 행태를 두고 무책임하고 편향된 시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온라인 커뮤니티와 소셜미디어(SNS) 등을 통해 ‘수영장 이용수칙’ 안내문이 적힌 사진이 공유됐다.
사진 속 안내문에는 △수영장은 때를 미는 장소가 아닙니다 △비누 샤워로 깨끗이 샤워 후 사용 △수영 모자를 착용 등 평범한 수칙들이 적혀 있다.
논란은 마지막 수칙에서 비롯됐다. “사용 후 수영장 탁도가 당신의 소득 수준을 나타낸다”는 문구와 함께 “저소득일수록 몸이 청결하지 못하다”는 연구 결과를 언급했다. 탁도는 물이 흐린 정도를 가리킨다.
글쓴이는 “저렇게 노골적으로 가난을 혐오하다니 충격적”이라며 “이 사회 구석구석 이렇게 가난 혐오와 계급 배제가 스며 있다”고 탄식했다.
이를 본 누리꾼들 사이에선 “수영장이 더러운 건 수영장에서 관리를 하지 않은 탓이다”, “수영장이 더러운 것과 소득이 무슨 상관이냐” 등 비판적인 반응과 “수영장 가서 샤워도 안 하고 입수하는 사람이 많기는 하다”, “오죽했으면 그랬겠냐는 생각도 든다” 등 갑론을박이 오갔다.
전문가는 수영장 측이 출처가 모호한 연구 논문을 활용해 저소득층 집단에 대한 혐오를 드러낸 점을 지적했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청결과 소득수준의 관계는 과학적으로 입증되지도 않았다”며 “정확하지 않은 사실을 토대로 특정 집단을 혐오하는 건 인종주의적 사고”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