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가 판 커지는 ‘건기식’ 시장…현대·롯데·신세계 생존 전략

유통가 판 커지는 ‘건기식’ 시장…현대·롯데·신세계 생존 전략

현대백화점, '종합 헬스케어 플랫폼' 구상…네슬레헬스사이언스 전문 매장 오픈
롯데홈쇼핑 건기식 원료 공급 업무협약…롯데마트 '오늘좋은' PB 건기식 확장
신세계 이마트, PB '티스탠다드', '노브랜드' 등 가격 경쟁력 내세운 제품 선봬

유통업계의 건강기능식품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각 전략들이 주목 받고 있다. 롯데마트 제공.


국내 건강기능식품 시장이 6조2000억원 규모로 성장하면서 이를 선점하기 위한 유통가의 전략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이 계열사 연계를 통한 시너지 창출에 주력하는 반면 신세계 이마트는 PB 강화를 통해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롯데는 건기식 사업을 통해 롯데홈쇼핑의 수익성 개선을 도모하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6조원대 건기식 시장을 둘러싼 유통가의 영토 확장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우선 현대백화점그룹은 건기식 사업에 있어 계열사와의 시너지를 극대화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지난 2021년 발표한 ‘비전 2030’을 통해 헬스케어를 신성장동력으로 지목한 이후 그룹 차원의 사업 확대에 본격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것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의 헬스케어 계열사 현대바이오랜드는 최근 건기식 소재 등 기존 사업부문의 성장과 신규 건강식품 유통 사업의 호조로 지난 분기 1분기 기준 역대 최대 매출 336억원을 달성했다. 글로벌 헬스케어 기업 ’네슬레 헬스사이언스’와 손잡고 선보인 건강식품 유통 사업의 경우 신규 브랜드 지속 출시와 유통망 확대 등을 통해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약 3배 신장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현대바이오랜드가 보유하고 있는 개별인정형 건기식 원료인 ’발효율피추출물’과 ’발효우슬등복합물’ 등을 네슬레헬스사이언스가 가공하는 방식으로 신제품 개발도 추진하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새로운 형태의 오프라인 헬스케어 플랫폼도 구상 중이다. 해당 매장은 현대백화점이 투자한 디지털 헬스케어 스타트업 ‘킥더허들’과 협업해 개인 맞춤형 건강기능식품 매장 ‘핏타민’을 비롯해 현대그린푸드의 케어푸드 전문 플래그십 매장 ‘그리팅 스토어’를 통합하는 방식이다.

롯데마트·슈퍼는 실적 부진을 타개하기 위한 일환으로 한때 38개에 달했던 PB를 ‘오늘좋은’과 ‘요리하다’ 두 개로 통합하는 작업을 거쳤다. 건기식 부문 역시 2015년 런칭한 기존 브랜드인 ‘해빗’에서 2023년부터는 통합 PB 브랜드 ‘오늘좋은’으로 일원화해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올해도 오메가3, 비타민D, 홍삼, 혈당 조절, 관절 건강, 다이어트 보조제 등 6종의 기능별 건기식 라인업을 ‘오늘좋은’ PB 브랜드로 출시했으며 상반기 내로 이뮨샷 면역 비타민 제품도 추가 출시할 계획이다. 실속형 건강기능식품 수요에 대응해 롯데마트·슈퍼의 전 채널을 통해 공급된다.

롯데홈쇼핑 역시 건기식 시장을 수익성 개선 돌파구 전략 중 하나로 보고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합작법인, 독점 원료 공급 등을 통해 새로운 제품을 개발해 롯데그룹 계열사를 판매처로 확대할 계획을 내비치고 있다. 

지난해에는 일본 아사히그룹 식품과 건강기능식품 원료 독점 공급 및 판매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본격적인 원료 기반 제품 개발에 착수했다. 아사히는 자사 개발 원료 6종을 독점 공급하고 롯데홈쇼핑은 해당 원료를 활용해 제품 기획·개발을 진행한다. 롯데홈쇼핑은 이를 통해 2028년까지 연매출 300억원 달성을 목표로 설정했다. 

이외에도 롯데홈쇼핑은 프리미엄 단백질 시장 진출을 위해 건강기능식품 전문기업 ’에이치피오’와 합작법인 ’디에디션 헬스’를 설립했다. 단백질 바, 단백질 음료 등 고단백 제품군 확대를 통해 그룹 내 유통망과의 연계를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와 이마트의 계열 분리를 추진 중인 신세계그룹은 과거 건기식 시장에서도 이마트 PB를 통해 다양한 방식으로 진출을 시도했으나 뚜렷한 성과를 내지는 못했다.

이마트는 지난 2021년 합리적인 가격의 건기식 PB ‘바이오퍼블릭’을 론칭했고 2022년에는 고함량·고품질 원료를 내세운 프리미엄 브랜드 ‘이펙트’를 SSG닷컴을 통해 선보이며 온라인 중심의 소비자 공략에 나섰다. 하지만 두 브랜드 모두 현재 사실상 전개를 중단한 상태다. 이마트는 내수 경기 침체로 2021년부터 2023년까지 영업이익이 하락세를 보였고 소비 위축과 건기식 시장의 과열 경쟁 속에서 PB 브랜드가 시장 내 입지를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마트 측은 바이오퍼블릭과 이펙트 브랜드의 상품 리뉴얼이 진행 중이며 현재는 기존 재고만 한정적으로 판매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리뉴얼 완료 후의 출시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이마트의 이번 실적 반등의 배경으로 평가받는 트레이더스 확대 등 본업 강화 전략은 분리 이후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이에 이마트는 트레이더스를 통해 건기식 분야에서도 PB 제품군을 꾸준히 선보일 계획이다. 특히 트레이더스의 PB ‘티스탠다드’와 이마트의 대표 PB ‘노브랜드’를 통해 비타민 등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실속형 건기식 제품을 강화해나갈 방침이다.

상품 마진율 개선과 온라인 사업 효율화로 흑자 전환에 성공한 실적 흐름에 힘입어 이마트 트레이더스는 다양한 건기식 PB 상품을 통해 소비자 선택지를 넓히는 전략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소비자 접점이 다양한 유통 채널을 기반으로 경쟁력 있는 건기식 브랜드 시장 선점에 애쓰고 있다”며 “성장성이 높은 헬스케어 제품군의 경쟁이 심화됨과 함께 시장 규모도 함께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다빈 기자
dabin132@kukinews.com
이다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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