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 ‘러브콜’ 나선 외인, 동학개미는 ‘매도 일색’

국내 증시 ‘러브콜’ 나선 외인, 동학개미는 ‘매도 일색’

4월 15조 팔아치운 외인, 이달 들어 연일 순매수 행진
개인투자자, 순매도로 전환…증시 역베팅 상품도 ‘대량 매수’

9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지수 등이 표시되고 있다. 연합뉴스

이달 들어 국내 증시 투자자들의 방향성이 엇갈리고 있다. 연일 순매도 포지션을 고수하던 외국인이 돌아온 반면, 개인투자자는 팔자 우위를 보였기 때문이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전날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3787억을 순매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거래일별로 살펴보면 이달 첫 거래일인 2일에는 1667억원을 순매도했으나, 연휴기간이 지난 △7일 3498억원 △8일 1304억원 △9일 652억원 등 연일 순매수 행진을 이어갔다. 

그동안 외국인은 국내 증시에서 연일 팔자 행렬을 보여왔다. 외국인은 올해 들어 지난달 30일까지 15조6595억원을 팔아치웠다. 관세 리스크가 불거진 지난 4월 한 달 간의 순매도 규모는 9조3552억원에 달했다. 외국인의 순매도세는 지난해 8월부터 9개월 연속으로 역대 최장 기간이었던 2007년 6월~2008년 4월의 11개월 연속 순매도에 근접하기도 했다.

이달 들어 외국인의 ‘팔자’ 분위기는 전환점을 맞이했다. 외국인이 코스피를 2거래일 연속 순매수한 것은 지난 3월26일·27일 이후 처음이다. 이는 미·중 무역 갈등 완화 기대감과 인위적인 달러 약세를 요구하는 아시아 통화 판 ‘플라자합의’ 경계감 부각에 따른 원화 강세 압력이 작용해 원·달러 환율이 7일 주간거래 종가 기준 1398원까지 내려간 영향으로 분석된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통상적으로 원화 약세 강도가 하락(원화 강세)하는 국면에서 외국인 수급이 개선됐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추세적인 매도세를 이어오던 상황에서도 외국인은 원화의 상대적 강세 국면에서 단기 매수 전환 또는 매도 완화 현상을 보였다”면서 “원화 강세 압력이 강해지는 국면에서는 외국인 수급 개선에 따른 코스피 상승 압력 확대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외국인이 돌아온 반면 개인투자자들은 오히려 매도 우위로 전환했다. 개인투자자들은 지난 4월 유가증권시장에서 4조5832억원을 순매수하며 지수 하락을 방어한 바 있다. 하지만 이달 들어 개인투자자들의 포지션은 6412억원 순매도로 전환했다. 거래일별로 보면 △2일 2349억원 △7일 4645억원 △8일 12억원 연속 순매도 행진을 이어갔다. 전날의 경우 596억원 순매수를 나타냈으나, 전체 거래실적을 뒤바꾸기엔 부족했다.

특히 개인투자자들은 국내 증시 하락에 베팅하는 상품 투자에 집중했다. 개인투자자들은 이달 2일부터 전날까지 코스피200 선물 지수의 일별 수익률을 역으로 2배 추종하는 KODEX 200선물인버스2X 상장지수펀드(ETF)를 441억원 순매수했다. 지난 4월 48억원 순매수에 그친 것과 비교하면 급격히 늘어난 수준이다. 

다만 이같은 상황은 변동성이 심한 국면에 리스크 투자를 선호하는 심리가 부각된 영향이라는 설명이다. 장기적으로 개인투자자들의 코스피 매도 성향은 매수로 전환될 가능성이 크다는 진단이 나온다.

증권사 고위 관계자는 “투기 성향을 지닌 일부 투자자들의 포지션이 곱버스 매수 등 증시 매도 우위 흐름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면서 “현재 국내 증시는 오는 6월 열리는 조기 대선 국면에 따른 불확실성이 만연한 상태다. 이에 따라 변동성을 즐기는 개인투자자의 성향이 고스란히 반영된 것”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2분기 국내 증시 거래대금은 직전 분기보다 나아지고 있다. 또 대선 후보들이 국내 증시 부양 의지를 뚜렷하게 나타내면서 기대감도 확산할 가능성이 크다. 사실상 무정부 상태라는 불확실성이 완화되는 시점부터 개인투자자들의 투자 심리도 회복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창희 기자
window@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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