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DP를 수놓은 빛과 사운드…윤제호 ‘이원공명’ 개막

DDP를 수놓은 빛과 사운드…윤제호 ‘이원공명’ 개막

지난 25일 열린 윤제호 작가 ‘이원공명’ 전시. 이예솔 기자

날카로운 파란빛 레이저가 허공을 가르고, 붉고 푸른 광선이 교차하며 시야를 가득 메운다. 빛과 소리, 신호가 뒤섞인 공간 속에서 관람객은 단순한 구경꾼을 넘어 작품을 완성하는 주체로 거듭난다.

서울디자인재단은 오디오 비주얼 아티스트 윤제호의 개인전 ‘이원공명(Resonance of Reality and Virtuality)’을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디자인랩에서 열고 있다. 전시는 지난 25일 개막해 오는 7월31일까지 이어진다.

‘이원공명’은 DDP에서 선보이는 첫 레이저 아트 전시로, 지난해 11월 ‘퓨처시티 서울’ 이후 두 번째 기획전이다. 윤 작가는 비물질적 매체인 레이저 빛과 사운드를 통해 ‘현실과 가상’, ‘기술과 감각’의 경계를 주제로 새로운 예술적 체험을 제안한다.

윤제호 작가는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컴퓨터 작곡을 전공한 미디어 아티스트다. 디지털 사운드와 빛, 공간을 기반으로 감각과 기술, 존재의 의미를 재해석하는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지난 25일 열린 윤제호 작가 ‘이원공명’ 전시. 이예솔 기자

전시는 총 네 개의 존(Zone)으로 구성됐다. 각 존은 연극의 장면처럼 연출돼, 관람객이 자유롭게 이동하며 능동적으로 작품에 참여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관람객은 레이저 빛과 사운드가 가득한 공간을 걷고 머무르며, 몸 전체로 몰입형 환경을 체험하게 된다. 현실과 가상, 과거와 미래가 중첩되는 경계가 시각적으로 펼쳐진다.

윤 작가는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넘어가는 세대의 시선으로, 어린 시절 상상했던 미래를 현재 기술로 구현했다”며 “다양한 레이저 실험과 AI 이미지 기술을 활용했고, 빛 센서가 반응해 사운드를 만들어내는 ‘빛이 연주하는 음악’도 주목할 만한 포인트”라고 설명했다.

오는 6월에는 윤 작가가 직접 참여하는 ‘아티스트 토크’도 열려 관람객과의 대화가 예정돼 있다.

차강희 서울디자인재단 대표는 “이번 전시는 기술과 감각이 만나는 오늘의 미디어아트가 어디까지 확장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며 “관람자에게 새로운 감각의 창을 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예솔 기자
ysolzz6@kukinews.com
이예솔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쿠키뉴스 헤드라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