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 ‘건강 리턴’에 업계 긴장…보험료 인상 촉각

삼성화재 ‘건강 리턴’에 업계 긴장…보험료 인상 촉각

22일 서울 서초구 삼성금융캠퍼스에서 권기순 삼성화재 장기상품개발팀 상무가 신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박동주 기자

삼성화재가 보험기간 동안 질병 없이 지낸 건강한 가입자에게 다음 보험료를 할인해 주는 ‘건강 리턴’ 보험을 출시한다. 무사고 환급 개념을 건강보험에 도입한 것은 업계 최초다. 일각에서는 초기 보험료가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는 다음달 건강 리턴 기능을 도입한 새로운 건강보험 ‘보장 어카운트’를 선보인다. 이 상품은 보험기간 중 보험금 지급을 청구하지 않은 ‘무사고’ 고객에게 계약 갱신 시 보험료를 할인해 준다.

삼성화재는 이 상품으로 건강한 생활 습관 등을 유도해 장기적으로 보험료를 낮출 계획이다. 권기순 삼성화재 장기상품개발팀 상무는 전날 신제품 발표회에서 “(고객이) 스스로 건강관리를 하고 불필요한 보험료 상승(방지), 보험료 할인까지 연결되는 선순환 체제를 완성하겠다”고 밝혔다.

보험업계는 무사고 환급 도입으로 건강보험의 초기 보험료가 인상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무사고 혜택 효과로 지급해야 할 보험금이 줄어들기 전까지는 비용 확보를 위해 보험료를 높일 수 있다는 이야기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환급을 하려면 초기에는 보험료를 높게 잡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반면 삼성화재 측은 건강 리턴은 기존 무사고 환급 특약과 구조가 달라 보험료에 해당 비용이 전가될 가능성이 낮다는 입장이다. 기존 특약은 정해진 금액을 되돌려주는 방식이라 보험사가 별도 사업비를 부담해 왔지만, 건강 리턴은 전체 영업보험료를 기반으로 다음 갱신 시 보험료를 할인하기 때문에 환급을 위한 비용을 따로 마련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게다가 3~5년 단위로 보험료가 갱신되는 건강보험 구조상 할인 혜택은 일정 기간이 지난 후에 적용된다. 갱신할 때는 이미 보험금 지급이 줄고 할인 여력이 생겨 초기 보험료에 부담을 얹을 이유가 없다는 설명이다. 다른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료를 높여 고객에게 비용을 전가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며 보험료 인상 우려에 선을 그었다.

건강 리턴은 지난해 시작된 무사고 환급 혜택의 연장선이다. 지난해 6월 카카오손해보험은 업계 최초로 보험기간 동안 보험금을 지급하는 보험사고가 없었던 고객에게 보험료 일부(10%‧1100원)를 돌려주는 무사고 환급 특약을 내놨다. 이후 금융당국이 이를 보험업법상 특별이익 일환으로 인정하면서 운전자보험 등으로도 확대됐다.

특별이익이란 보험 가입자에게 제공할 수 있는 혜택으로, 최초 1년 보험료의 10% 또는 3만원 가운데 적은 금액에 상응하는 물품이나 재화로 제한된다. 삼성화재의 건강리턴도 이 기준에 맞춰 설계될 전망이다.

보험업계는 삼성화재의 이번 시도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이번 출시가 성공적으로 안착되면 다른 보험사들도 유사 상품을 내며 따라갈 것”이라며 “시장 반응을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박동주 기자
park@kukinews.com
박동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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