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12·3 비상계엄 이후 잠정 중단됐던 ‘채상병 사건 외압 의혹’ 수사를 약 4개월여 만에 재개한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공수처는 이날 오전 9시쯤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을 불러 포렌식 참관을 할 예정이다. 임 전 사단장이 포렌식 참관을 위해 공수처에 나오는 것은 지난해 8월 이후 8개월여 만이다.
포렌식은 휴대전화 등 전자매체에 담긴 디지털 증거 중 범죄사실과 관련된 부분을 선별할 때 피압수자의 참여를 보장하는 절차다.
공수처는 지난해 1월 해병대와 국방부 등을 압수수색해 임 전 사단장의 휴대전화를 확보했으나 잠금을 풀지 못해 관련 증거 확보에 난항을 겪었다. 임 전 사단장은 지난해 7월 국회에서 “(비밀번호를 공수처에) 알려줄 의사가 있는데 비밀번호를 기억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다만 공수처는 자체적으로 일부 자료 복원에 성공했고, 지난해 7월 경찰에 휴대전화를 넘기며 포렌식 협조를 요청해 이달 중순께 돌려받았다.
공수처는 지난해 11월 말까지 국방부 관계자 등을 참고인 조사하는 등 수사를 이어왔으나 계엄 이후 잠정 중단했다. 제한된 수사인력 전원을 계엄 관련 내란 수사에 투입했기 때문이다.
외압 의혹은 해병대 수사단이 임 전 사단장 등을 책임자로 지목해 경찰에 넘기는 과정에서 윤 전 대통령과 대통령실 및 국방부 관계자들이 외압을 행사했다는 것이 뼈대다.
공수처 관계자는 "(수사단장이었던) 박정훈 대령의 (항명 사건) 1심 결과도 나오고 수사를 안 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며 "수사팀 판단에 따라 포렌식을 진행하게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