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머노이드로봇 ETF 3파전…‘밸류체인 전방위 베팅’ RISE의 승부수

휴머노이드로봇 ETF 3파전…‘밸류체인 전방위 베팅’ RISE의 승부수

 CES 2025 개막인 지난 1월 7일 오전(현지시간)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글로벌 기자간담회가 열린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퐁텐블루 호텔 엔비디아 전시관에서 휴머노이드 로봇 유니트리 G1이 관람객과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휴머노이드 로봇’이 새로운 투자 테마로 부상하면서 삼성자산운용, 한화자산운용, KB자산운용이 관련 상장지수펀드(ETF)로 경쟁에 나섰다. 기술 상용화까진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휴머노이드 산업이 개화 초기 단계에 접어들며 ETF를 통해 관련 생태계를 선점하려는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5일 총 3개의 휴머노이드 로봇 투자 ETF가 나란히 상장했다. KB자산운용의 RISE 미국휴머노이드로봇, 삼성자산운용의 KODEX 미국휴머노이드로봇, 한화자산운용의 PLUS 글로벌휴머노이드로봇액티브 등이다.

세 상품 모두 휴머노이드 로봇이라는 공통된 테마를 기반으로 하지만 투자 방식과 구성 종목 면에서 뚜렷한 차이가 있다. 

삼성운용의 ‘KODEX 미국 휴머노이드 로봇 ETF’는 시가총액 중심의 미국 빅테크 종목에 집중됐다. 테슬라(16.16%), 엔비디아(15.02%), 아마존(15.01%) 등 대형 기술주 중심으로 구성돼, 산업 흐름 전체를 묶는 ‘테마형 성장주 ETF’ 성격이 강하다.

한화운용의 ‘PLUS 글로벌 휴머노이드 로봇 액티브 ETF’는 글로벌 부품 공급망 기업에 집중한다. 레인보우로보틱스, LG이노텍, 일본 기업인 하모닉 드라이브 등 액추에이터·센서 기업 비중이 높다. 국내와 미국, 일본, 유럽 등 글로벌 시장의 기업들을 폭넓게 담았다. 

KB운용의 ‘RISE 미국 휴머노이드 로봇 ETF’는 미국 상장 기업만을 편입하고, 판단(소프트웨어), 인지(하드웨어), 구동(응용기술)의 세 부문으로 나눠 각 부문 별로 7개 기업씩을 선정해 투자한다. 미국 상장 종목만을 유니버스로 활용, 대형언어모델(LLM)을 이용해 키워드 기반 유사도 스코어링이 높은 종목을 선별하고 비중에 반영하는 방식이다. 

하나증권

KB자산운용, RISE 미국휴머노이드로봇 ETF…총 보수 가장 낮아

RISE ETF는 휴머노이드 기술의 실제 구현에 필요한 응용기술 기업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구성했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대표 편입 종목(15일 기준)으로는 협동로봇 유니버설로봇을 인수한 테라다인(8.24%), 제어·센서 기술을 보유한 로크웰오토메이션(7.79%), 자율주행 기반 인공지능 기술을 보유한 오로라 이노베이션(6.38%) 등이 있다. 대표적인 로봇 기업인 테슬라(10.34%)와 엔비디아(9.93%)는 물론, 로봇수술 분야 세계 1위 기업인 인튜이티브 서지컬(10.31%)도 포함됐다. 

기존 AI ETF가 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 메타 등 빅테크 비중이 높았다면, RISE ETF는 AI 기술을 실제 로봇에 적용하고 있는 기업에 초점을 맞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산업 초기 단계인 휴머노이드 로봇 분야에서 밸류체인별 고른 성장이 기대되는 만큼, 분야별 비중을 균형 있게 구성했다. 빅테크(M7) 비중은 24% 내외로 낮췄다. 

기술 진화 속도가 빠른 분야 특성상 시장 변화에 민감하게 대응할 수 있는 운용 전략이 중요하다. 패시브 방식인 RISE ETF(1·4·7·10월)와 KODEX ETF(2·5·8·11월)는 연 4회의 리밸런싱 주기를 채택하고 있다. 액티브 방식인 PLUS ETF는 연 2회(6·12월) 정기 리밸런싱이 진행된다. 

총보수는 RISE ETF가 가장 낮다. RISE ETF는 기초지수로 ‘KEDI 미국 휴머노이드 로봇 지수’를 추종하며, 총보수는 연 0.40%다. KODEX ETF와 PLUS ETF 총보수는 각각 연 0.45%다.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 기대…금투업계도 주목 

휴머노이드는 생성형 AI 이후 주목받는 ‘피지컬 AI’ 기술의 핵심으로 꼽힌다. 금융투자업계는 산업 확장성에 주목하고 있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2035년 글로벌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 규모는 380억달러(약 54조626억원)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모건스탠리는 2050년이 되면 미국 전체 직업의 약 75%가 휴머노이드 로봇으로 대체 가능하고, 미국 내 잠재시장 규모가 3조달러(4239조3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수진 KB자산운용 ETF상품마케팅실장은 “테슬라, 보스턴다이내믹스, 엔비디아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휴머노이드 시장에 진입하며 산업이 빠르게 열리고 있다”며 “AI와 함께 하드웨어를 구동하고 제어할 수 있는 역량도 동시에 발전해야 하는 산업인 만큼, 센서·액추에이터 등 응용기술 기업에 대한 균형 있는 투자가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RISE 미국휴머노이드 ETF는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애플리케이션 세 영역을 나누고 고른 투자를 통해 중장기 휴머노이드 산업에 투자하는 것이 핵심”이라며 “종목 선정 과정에서 키워드 연관도 기반 방식으로 산업 전반의 선순환적 성장 효과를 누릴 수 있는 기업들을 균형 있게 편입했다”고 덧붙였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
임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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