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험계약이 2년 이상 유지되는 비율이 여전히 일본 등 해외보다 크게 뒤떨어진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에 금융감독원이 보험계약 유지율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금융감독원이 22일 발표한 지난해 주요 판매채널별 보험계약 유지율을 보면 국내 보험계약 유지율은 해외에 비해 20%p 이상 낮다. 지난해 기준 국내 계약이 2년 이상 유지되는 비율은 69.2%에 불과한데, 해외는 싱가포르 96.5%, 일본 90.9%, 대만 90.0% 등에 달했다.
국내 보험계약 유지율은 금융당국이 주시하고 있는 지표 중 하나다. 금감원 관계자는 “2년 이하 단기 보험계약 유지율이 해외보다 낮고 3년 이상 장기 유지율도 여전히 낮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3년 이상 장기 유지율은 CM채널(Cyber Marketing‧온라인 판매)을 통해 직접 보험 상품을 골라 가입한 고객이 66.1%로 가장 높았다. 보험사 전속 보험설계사(57%), 보험판매대리점(GA) 소속 보험설계사(58.4%), 홈쇼핑(58.5%), TM(전화영업)(53%)은 60%에 미치지 못했다.
4년, 5년 유지율도 60%를 밑돌았다. CM채널의 4년 이상 유지율은 58.9%로 홈쇼핑 55.5%가 뒤따랐다. 5년 이상 유지율은 48.6%로 전속 보험설계사 47.3%와 비슷했다.
하지만 보험사들은 전속 보험설계사와 GA 보험설계사 등 설계사를 통한 대면 판매 채널 확대에 집중해 왔다. 지난해 말 기준 설계사 수는 65만1256명으로 전년 대비 4만7282명(7.8%) 증가했다.
금감원은 유지율이 미흡한 보험사에 대해 낮은 유지율에 대한 원인 분석과 유지율 개선 계획을 요구할 계획이다. 이에 더해 유지율을 보험사 감독과 검사의 주요 관리 지표로 설정하고 점검을 강화하겠다고 했다.
금감원은 계약 직후 수수료를 선지급 받을 수 있는 설계사들이 계약을 오래 유지하려 할 유인이 없다고 보고 이를 개선할 판매수수료 개편안을 상반기 중으로 내놓겠다고 밝혔다. 금융당국은 앞서 선지급 수수료 지급 한도와 수수료 분할 지급 방안을 추진했으나 GA업계의 강력한 반대에 부딪혔다.
은행 창구를 통해 보험에 가입하는 방카채널 감독도 강도를 높이기로 했다. 일부 생명보험사가 저금리 시점이었던 지난 2021년에 방카채널로 저축성보험을 대거 판매했는데, 금리가 오르며 유지율이 급격히 하락했기 때문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수수료 개편으로 장기 유지율 제고를 유도하고 방카채널 감독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