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이철우‧한동훈‧홍준표, ‘계엄‧탄핵’서 이견…트럼프 외교 ‘일치’

나경원‧이철우‧한동훈‧홍준표, ‘계엄‧탄핵’서 이견…트럼프 외교 ‘일치’

한동훈, 나경원‧이철우와 尹 탄핵 두고 신경전
트럼프와의 외교 대해선 모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
21~22일 국민 여조 100%…22일 최종 4인 결과 발표

이철우(왼쪽부터)·나경원·홍준표·한동훈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가 20일 서울 강서구 ‘ASSA아트홀’에서 제21대 대통령 후보자 경선 B조 토론회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죽음의 조로 불렸던 국민의힘 대선 경선 B조 토론회가 종료됐다. 나경원‧이철우‧한동훈‧홍준표 대선 경선 후보들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령과 탄핵에선 각기 다른 생각을 내비쳤지만 미국과의 외교에서만큼은 의견이 일치했다.

국민의힘은 20일 서울 강서구 ‘ASSA아트홀’에서 제21대 대통령 후보자 경선 B조 토론회를 진행했다. 한 후보는 주제 토론에서 “우리 사회의 극단적 갈등 상황이 결국 한쪽엔 계엄, 다른 쪽엔 30번의 탄핵 시도로 극단적 결과를 맞이했다”고 말했다.

또 각 후보를 향해 윤 전 대통령 비상계엄령과 탄핵에 대한 입장을 질문했다. 한 후보는 우선 홍 후보에게 “지난해 12월 4일 페이스북에 한밤중의 해프닝이라고 말했고 지난달 20일엔 홧김에 서방질했다고 표현했다”며 “홍 후보도 계엄에 반대하는 취지로 이해했다”고 질문했다.

이에 홍 후보는 “실질적으로 피해가 없었고 2시간 해프닝이었다”며 “윤 전 대통령에게 자진 하야를 할 기회를 주자고 얘기했던 것이다”라고 답했다.

나 후보와 이 후보는 한 후보의 이 같은 질의에 반발했다. 나 후보는 한 후보가 ‘윤석열 신당 창당에 대해 어떤 입장이냐’고 묻자 “왜 경선에 윤 전 대통령을 계속 끌어 들이냐”며 “한 후보가 내란몰이와 탄핵을 선동했기 때문에 이 지경을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또 나 후보는 자신의 주제 토론에서 한 후보에게 “보수통합을 위해 이번에 대선 후보는 그만두고 당을 위해 헌신하면 어떻겠냐”고 물었다. 한 후보는 “이 상황에서 내가 필요한 위치에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이 후보는 한 후보가 ‘윤 전 대통령 비상계엄 선포가 정당한 권리 행사라고 했는데 지금도 같은 생각이냐’고 묻자 “탄핵소추를 안 했으면 헌법재판을 받을 필요가 없지 않았겠냐”며 “한 후보가 지금 그런 말을 할 자격이 있냐. 우리 당 후보로 출마했다는 것 자체가 잘못”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이 후보는 자신의 주제 토론에서 “윤 대통령이 가짜뉴스에 당하고 있는데 칼춤을 춘 사람이 있고 화양연화라고 그렇게 즐기던 사람이 우리 당 후보로 와 있다는 것에 대해 굉장히 부끄럽다”며 한 후보를 겨냥한 발언을 쏟아냈다.

각 후보는 비상계엄과 탄핵에 대해선 대립점이 있었지만 트럼프 2기 정부에 따른 외교 문제의 중요성엔 생각이 일치했다. 나 후보는 공통 주제 토론에서 “내가 대통령에 당선되면 가장 먼저 미국으로 날아가겠다. 거기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담판을 짓겠다”며 “방위비와 관세 문제 등에 대한 원샷 딜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 후보는 “이번에 APEC 정상회담을 경주에서 한다. 그때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데려오겠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경주에서 과거 실패한 하노이 빅딜을 하면 노벨상을 받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된다. 그런 기회를 주면 트럼프 대통령은 달라질 것”이라고 했다.

한 후보는 “트럼프 대통령은 철저히 실리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 특히 해군력을 유지하기 위해선 중국을 제외하곤 우리나라의 조선업밖엔 없다”며 “또 반도체와 원전 등 협상카드가 많이 있다. 추상적인 동맹국이 되기보단 실리를 주고받는 정책을 해나가야 한다”고 전했다.

홍 후보는 “외교 문제는 국익을 우선하고 실용을 외교의 근본원칙으로 삼겠다. 우리 국익에 배치되면 어떤 문제도 반대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트럼프 정부를 설득해서 남북 핵균형을 이루도록 하겠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북한 김정은의 핵노예가 된다”고 말했다.

후보들은 마무리 발언을 통해 자신들이 대선 주자로서 어떤 강점이 있는지도 밝혔다. 나 후보는 “우리 사회 곳곳에 숨어 있는 반국가세력들을 반드시 척결해야 한다. 대한민국은 자유가 튼튼한 나라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또 충분하게 축적된 외교력으로 (트럼프 대통령과) 담판을 짓겠다”고 설명했다.

이 후보는 “지금 나를 제외한 다른 3명은 다 검사와 판사 출신이다. 이런 정치판을 바꾸도록 여러분이 도와 달라”며 “나는 국정원에서 20년 있었고 국회의원 3번과 도지사 2번을 했다. 현장에서 모든 걸 익혔다”고 밝혔다.

한 후보는 “우리 지지자들과 국민들에게 죄송하다. 결코 겪으면 안 될 일을 겪게 했다”며 “한쪽에선 비상계엄이 있었고 다른 쪽에선 서른번이 넘는 탄핵시도로 나라를 망쳤다. 시대를 교체해야 한다”고 했다.

홍 후보는 “이번 대선은 정권 교체나 연장이 아닌 이재명 정권이냐 홍준표 정권이냐다. 국민에게 양자택일을 한번 물어보고자 한다”며 “내가 원 팀을 이끌고 빅텐트를 만들겠다. 반드시 이기겠다”고 말했다.

한편 1차 경선은 오는 21~22일 ‘100% 국민 여론조사’ 방식으로 진행된다. 관련 결과는 22일 저녁에 발표될 예정으로 현재 8인인 후보를 4인까지 압축한다. 

윤상호 기자
sangho@kukinews.com
윤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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