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3 조기 대선을 앞두고, 유력 대권 주자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의 한마디에 주가가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하루 사이에도 급등락을 오가는 등 변동성이 커지면서 신중히 투자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상지건설 주가는 10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다 18일 하락 전환했다. 이날 장중 29.94%까지 치솟으며 가격제한폭까지 올랐으나, 전 거래일 대비 12.33%(5350원) 내린 3만8050원에 마감했다.
상지건설은 지난 10일과 15일 경고·위험 종목으로 지정돼 매매가 정지된 바 있다. 이 기간 주가는 10배 넘게 폭등했다. 상지건설 주가가 이렇게 급등한 것은 이 전 대표의 테마주로 묶였기 때문이다. 상지건설의 임무영 전 사외이사가 과거 이 전 대표의 대선 캠프에 합류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재명 테마주가 됐다. 상지건설 외에도 이재명 테마주로 묶인 에이텍, 수산아이앤티, 동신건설 등도 연일 강세다.
이 전 대표 관련된 정치테마주 외에도 정책 공약에 주목하는 정책테마주 역시 출렁이는 모습이다.
이 전 대표가 대전 국방과학연구소(ADD)를 방문한 17일, 방산주가 강세를 보였다. 이날 이 대표는 K-방산 강국으로의 도약을 위한 주요 정책을 공개하면서 “대한민국을 글로벌 방위산업 4대 강국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날 방산 대표주인 현대로템은 전장 대비 8.62% 오른 11만4700원에 마감했다. 장중 10.61%까지 치솟기도 했다. 한화(3.91%), 한화에어로스페이스(3.17%), SNT다이내믹스(4.20%), 휴니드(3.54%), LIG넥스원(1.22%), 한국항공우주(3.52%) 등도 상승 마감했다.
또 이 전 대표가 웹툰 산업에 세제 혜택을 부여한다는 공약을 발표하면서 웹툰, 게임, 엔터테인먼트 등 콘텐츠주도 들썩였다. 지난 17일 이 후보 측이 대구 최초 웹툰 특화 스마트 도서관인 대현도서관을 방문, K콘텐츠 진흥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힌 이후 관련 종목이 강세를 보였다. 이날 미스터블루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29.93%까지 치솟으며 상한가를 기록했다. 이밖에 키다리스튜디오(25.79%), 와이랩(10.41%), 디앤씨미디어(7.74%), 탑코미디어(6.90%)도 상승세로 장을 마쳤다.
시프트업(7.61%) 넷마블(5.80%) 등 게임주와 큐브엔터(16.11%), 디어유(11.02%) 등 엔터테인먼트 관련주도 강세를 보였다.
이보다 앞선 15일에는 이 전 대표의 조기 대선용 싱크탱크(정책자문그룹)에 STO(토큰증권) 전문가인 김용진 서강대 교수를 영입했다는 소식에 관련 종목들이 강세를 보였다. 이날 갤럭시아에스엠은 전 거래일 대비 18.56% 올랐고, 캔버스앤(18.74%), 서울옥션(1.20%), 다날(1.45%) 등이 상승 마감했다.
대선을 앞두고 정책 발표가 본격화하면서 정치인의 지지율과 정책 수혜 종목들에 매수세가 몰리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기업의 펀더멘털과 상관없이 주가가 급등락하는 테마주나 실현 가능성이 낮은 공약과 관련한 테마주는 대선 이후 급락할 수 있어 투자자들의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현대로템을 포함해 10% 이상 올랐던 키다리스튜디오, 와이랩 등의 주가는 하루 만에 곤두박질쳤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조기 대선을 앞두고 당분간 정치테마주에 수급이 쏠리면서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며 “별다른 근거 없이 테마주에 선뜻 투자했다가는 큰 손실을 입을 수 있어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