멤버십 월회비 인상 앞둔 쿠팡…‘탈팡족’ 향방에 업계 촉각

멤버십 월회비 인상 앞둔 쿠팡…‘탈팡족’ 향방에 업계 촉각

오는 7일부터 기존 회원 유료멤버십 가격 인상
탈쿠팡족 규모 촉각…이커머스 신뢰도 ‘변수’
“로켓배송 강점 커…대체할 플랫폼 아직 없어”

쿠키뉴스 자료사진

티몬·위메프의 대규모 판매대금 미정산 사태의 파장이 이커머스 전반으로 퍼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쿠팡이 오는 7일 와우회원 멤버십 인상을 앞두고 있어 업계 이목이 쏠린다. ‘탈쿠팡’ 움직임의 규모보단 중국계 ‘C커머스’ 공습과 이번 사태로 촉발된 이커머스의 신뢰도 하락이 변수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의 유료 회원제인 와우 멤버십 월회비가 이달부터 인상된다. 기존 회원 요금은 오는 7일 이후 결제일부터 기존 4990원에서 7890원으로 오른다. 회비를 결제할 때 인상된 요금이 적용돼 회원별로 인상 시점은 다르다. 신규 회원들은 이미 지난 4월 13일 인상된 요금 적용이 이뤄졌다.  

이번 구독료 인상은 알리익스프레스·테무 등 C커머스의 공세에 대응하기 위해 자금 확보에 나섰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지난해 말 기준 와우멤버십 회원은 약 1400만명이다. 와우멤버십 탈퇴자가 없다고 가정하면 이번 인상으로 쿠팡의 유료멤버십 수입은 연 8388억원에서 1조3260억원으로 4800억원 늘어난다. 월 698억원인 구독료 수입이 1104억원으로 매월 400억원 이상 늘어나는 효과를 누리게 된다. 

쿠팡 이용자 수는 여전히 압도적이다.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인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종합몰 앱 순위 1위는 쿠팡(3129만명)이다. 2위는 알리익스프레스(837만명), 3위 테무(823만명), 4위 11번가(712만명), 5위 G마켓(497만명) 순이다. 티몬은 437만명으로 6위, 위메프는 432만명으로 7위를 기록했다.

쿠팡의 월간활성이용자수(MAU)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쿠팡의 월간활성이용자수는 지난 △1월 2983만명 △2월 3010만명 △3월 3087명 △4월 3091명 △5월 3111만명 △6월 3129만명으로 집계됐다.

업계에선 유료멤버십 회비 인상에 따른 탈쿠팡족 규모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쿠팡을 이탈하는 회원들을 잡으려는 일종의 호재를 노리는 것이다. 경쟁사들은 자사 유료멤버십 혜택을 늘리고, 월회비 가격을 한시적으로 낮추는 등 탈쿠팡족을 흡수하기 위한 다양한 이벤트를 펼치고 있다.

그러나 이미 쿠팡의 최대 강점으로 꼽히는 무료 배송·반품 서비스를 뛰어넘기는 쉽지 않다는 목소리가 높다. 또 와우 멤버십 혜택에 익숙해진 기존 고객들이 다른 플랫폼으로 갈아타는 것도 부담 요소일 수 있다.

쿠팡은 이미 로켓배송을 비롯해 배달 플랫폼 쿠팡이츠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인 쿠팡플레이 등 혜택을 통한 충성 고객을 확보하고 있다. 지난 3월에는 와우 혜택에 쿠팡이츠 ‘무제한 무료배달’도 추가했다.  

이번 티메프 사태를 계기로 쿠팡이 반사이익 효과를 얻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쿠팡은 물건을 판매자로부터 직접 매입해 소비자에게 되파는 비중이 90%에 달해 오픈마켓과는 성격이 다르다. 플랫폼의 신뢰도가 중요해진만큼 재무 건전성이 높은 쿠팡, 네이버 등 대형 플랫폼으로 고객들이 몰릴 가능성도 커졌다.

업계와 전문가는 이번 사태가 이커머스 생태계 재편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향후 이커머스 시장은 쿠팡과 네이버의 양강 체제 속에 초저가를 앞세운 C커머스 업체들이 도전하는 구도로 흘러갈 것이란 전망이다. 

이종우 경영학과 교수는 “빠른 배송이 주는 이점이 상당히 크다. 그런 측면에서 쿠팡의 로켓배송을 대체할 만한 플랫폼이 아직은 없다”면서 “멤버십 요금을 인상한다고 해도 이탈 고객이 많진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C커머스도 경쟁이 심화되면서 이용자수가 점차 줄어드는 추세”라며 “한동안은 쿠팡의 독주 체제가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사태가 이커머스 생태계의 근본적인 체질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며 “무엇보다 치열해지는 경쟁 구도 속에서 차별화된 생존 전략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한나 기자
hanna7@kukinews.com
김한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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