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2일 국회에 따르면 최 회장은 전날 밤 11시께 과방위에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최 회장은 4페이지 분량의 사유서에서 자신이 직접 기획한 ‘일본포럼’ 이 같은 날 개최된다면서 “부득이한 사유로 출석이 어려움을 양해해 달라”고 밝혔다.
SK그룹은 지난 8월부터 한일 민간 경제협력 재건과 글로벌 공급망 위기에 대응하고자 해당 포럼을 준비해 왔다.
최 회장은 “다음 달 프랑스에서 열리는 국제박람회기구 3차 총회에서의 경쟁 PT(프레젠테이션)를 총괄하며 책임지고 있다”며 “중차대한 경쟁 PT를 앞둔 상황에서 본인의 국감 증인 출석에 대해 유치위원회의 우려가 큰 상황”이라고 했다.
이어 “2030 부산 엑스포 유치전이 치열한 상황에서 증인 출석과 관련해 자극적이고 부정적 기사들이 양산되면 경쟁 PT의 효과와 신뢰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최 회장은 “이번 사태로 다수의 국민이 큰 불편을 겪었고 관련 서비스 소비자, 중소상공인들의 피해가 발생한 점에 깊은 유감을 표하고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SK그룹은 관련 조사에 협조해 사고원인을 명확히 규명하고, 재발 방지 및 사후 대책에도 소홀함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여야는 최 회장의 불출석 사유가 타당한지 검토할 예정이다. 다만, 개인 신상 문제가 아니라는 점에서 그의 불출석은 수용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앞서 과방위는 카카오톡 먹통 사태의 원인이 된 SK C&C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 사고의 관리 책임을 묻기 위해 최 회장을 오는 24일 열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대상 종합감사 증인으로 채택했다.
최태원 SK 회장에게 데이터센터 관리 부실 책임론, 화재 발생 원인 규명 요청 등 신문이 이어질 전망이었다. 화재 발생 일차적 책임이 데이터센터에 있는 만큼, SK C&C 측이 질타를 피해 가기는 어려울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17일 경찰과 소방 당국, 국립과학수사연구원 2차 감식 결과에 따르면, 15일 오후 3시33분께 SK 판교캠퍼스 A동 지하3층 전기실에서 불이 난 것으로 조사됐다. 전기실 배터리 중 1개에서 스파크가 일어난 뒤 화재가 발생했는데, 의도적 방화나 테러가 아니라면 데이터센터 설계, 관리 문제가 제기된다.
합동감식팀은 배터리 모듈 자체, 또는 주변기기 전기적 요인에 의해 불이 난 것으로 보고 배터리 모듈 1점을 수거했고, 국과수는 수거한 배터리 모듈에 대해 정밀 감정을 할 계획이다. 감정에는 3주 이상이 소요될 전망이다.
손희정 기자 sonhj122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