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서울 강서구 한 PC방에서 발생한 아르바이트생 살인사건의 경찰 신고 녹취록이 공개됐다.
22일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경찰청에서 입수한 당시 신고 녹취록을 공개했다.
경찰에 처음 신고가 접수된 것은 같은날 오전 7시38분이다. 신고자는 피의자 김성수(29) 동생 김씨였다. 김씨는 “누가 지금 손님한테 욕하고 있다. 게임하고 있는데 이거 닦아 달라고 손님이 얘기를 했더니 인상을 팍 쓰면서 말싸움이 붙었는데 욕설하고 이러니까….”라며 경찰 출동을 요구했다.
김씨 신고에 경찰은 5분 뒤인 7시43분 현장에 도착했다.
경찰이 도착하기 직전인 7시42분에는 피해자 신모(21)씨도 신고 전화를 걸었다. 신씨는 “손님이 계속 와서 욕설하고 하거든요, 좀 와서 어떻게 해주셨으면 좋겠는데”라고 말하다 “잠시만요. 경찰 오셨네요”라며 전화를 끊었다.
현장에 도착한 경찰은 두 사람의 다툼을 말린 뒤 15분 만에 현장을 떠났다. 당시 경찰은 김성수가 집으로 돌아간 것을 확인하고 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후 30분도 채 지나지 않아 2명의 시민이 연달아 112에 신고했다. 첫번째 시민은 “PC방인데 지금 싸움 났어요. 빨리요, 피 나고”라며 “빨리 와주세요”라는 말을 네 번이나 반복했다.
두번째 시민도 “지금 칼 들고 사람을 찌르고 있거든요. 저희는 지금 지나가다 봐서 바로 신고하는 거거든요”라며 “지금 계속 찌르고 있으니까 빨리 와야돼요”라고 다급히 말했다. 이에 경찰은 “누가요?”라고 물었고 신고자는 “빨리 오시면 된다. 그냥”이라고 답했다.
경찰은 이후 2분만인 오전 8시15분 현장에 도착했으나 이미 참변이 벌어진 뒤였다.
녹취록을 공개한 강 의원은 “7시43분 처음 현장에 도착했던 경찰이 자리를 뜨지 않았다면 30분 뒤 살인사건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분노 범죄를 막고 선량한 국민을 보호할 수 있는 대응 매뉴얼을 다시 짜야 한다”고 밝혔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