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쿠키 사회] 1970~1980년대 주먹계를 주름잡았던 ‘범서방파’ 두목 김태촌씨가 5일 새벽 예순 네살의 나이로 숨을 거뒀다.
갑상샘 치료를 위해 재작년 12월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 입원한 김씨는 지난해 3월부터는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아오다 이날 오전 0시42분경 병원에서 숨졌다.
김씨가 사망한 3층 중환자실 복도는 김씨의 부하들과 유족들로 가득 차 있었고, 병원의 보안 직원들도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중환자실 앞에서 대기했지만 별다른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다.
1975년 전남 광주 폭력조직인 서방파의 행동대장을 시작으로 폭력세계에 발을 들인 김씨는 1977년 활동 무대를 서울로 옮기는 과정에서 여러 군소 조직들을 제압하며 세력을 키웠다. 서방파는 주로 광주를 중심으로 나주, 영광, 해남, 목포, 진도 등에까지 조직원들이 폭 넓게 포진해 있었다.
김씨가 유명해진 사건은 조직원들을 시켜 뉴송도 호텔 나이트클럽 사장 황모씨를 흉기로 난자한 사건으로 당시 검찰은 김씨에게 1ㆍ2심 재판 모두 사형을 구형했을 정도로 김씨와 조직원들의 범행이 잔혹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이 사건으로 징역 5년에 보호감호 7년형을 선고받고 복역하다 1989년 폐암 진단을 받고 형 집행정지로 풀려났다.
1992년에는 '범서방파'를 결성한 혐의 등으로 대법원에서 징역 10년형을 선고받고 줄곧 수감생활을 했다. 1998년에는 한때 인기를 누렸던 가수 이모씨와 '옥중결혼'을 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출옥 후에는 인천의 한 교회에서 집사로 활동하면서 소년원, 경찰서 등을 찾거나 TV 등에서 설교와 신앙 간증을 해 또 한번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킨 바 있다.
하지만 수감 당시 교도소 간부에게 뇌물을 건넨 혐의가 적발되면서 2006년 11월 일본에서 귀국하던 길에 붙잡혀 또다시 철창신세를 지기도 했다.
2007년에는 배우 권상우씨에게 일본 팬미팅 행사를 강요하는 협박성 전화를 건 혐의로도 기소돼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았으나 2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지난해에는 한 중견기업인의 부탁을 받고 모 기업 대표에게 사업 투자금 25억원을 되돌려 달라고 요구하며 수차례 협박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되기도 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