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쿠키 지구촌] 미국 코네티컷주 초등학교 총기 참사 여파가 이번에는 방송가로 튀었다. 총기 규제 인터뷰를 했던 한 진행자는 경찰 조사를 받는 처지가 됐고, 다른 유명 진행자는 해외추방 청원에 시달리고 있다.
NBC방송의 시사프로그램 ‘미트 더 프레스’ 진행자 데이비드 그레고리가 최근 방송에서 총알 30발이 들어가는 대형 탄창을 보여줘 경찰당국 조사를 받았다고 미 언론들이 27일 보도했다. 그는 인터뷰 도중 “소형 탄창만 허용하면 총기 참사는 줄어들지 않겠느냐”고 말하는 과정에서 대형 탄창을 꺼냈다. 그러나 문제는 다른 데 있었다. 스튜디오가 위치한 워싱턴DC는 개인의 대형 탄창 소지가 금지돼 있었던 것. 즉시 경찰 조사가 이어졌고, NBC방송은 사법 절차가 마무리될 때까지 그레고리를 프로그램 진행에서 제외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터뷰 이후 오도 가도 못하는 신세가 된 진행자도 있다. 사건의 발단은 CNN방송 토크쇼 진행자 피어스 모건이 자신 프로그램에 나온 총기소유자협회 관계자를 향해 “믿을 수 없을 만큼 멍청하다”며 거침없이 비판한 데서 시작했다. 취지는 좋았지만 비난 수위가 너무 높았던 게 화근이 됐다. 이후 한 미국인은 영국인 모건이 미국 수정헌법 2조를 비방했다며 백악관 청원코너 ‘위 더 피플’에 추방시키자는 청원 글을 올렸고, 27일 현재 동조 서명은 8만건을 넘어섰다. 백악관은 서명 2만5000건이 넘는 청원에 대해선 공식 입장을 밝혀야 한다. 그의 거취가 사실상 백악관 결정에 달린 셈이다.
상황이 급박하게 흘러가자 이번에는 모건을 미국에 있도록 해야 한다는 청원도 올라왔다. 영국도 모건을 그다지 원하지 않으니 그냥 미국에 머물게 해달라는 취지로, 3000여건의 동조 서명은 대부분 영국인들이 한 것으로 보인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은 전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남혁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