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소게임즈 “‘노곤하개 멍냥집사’, 반려동물 이야기” [글로벌게임허브센터]

엑소게임즈 “‘노곤하개 멍냥집사’, 반려동물 이야기” [글로벌게임허브센터]
엑소게임즈 염의준 대표.   사진=문대찬 기자

[편집자주] 글로벌게임허브센터는 문화체육관광부와 콘텐츠진흥원이 설립한 중소게임기업 인큐베이팅 지원시설이다. 판교 제2테크노벨리에 위치한 이곳에는 현재 50개의 게임개발사, 30개의 창업준비팀이 입주해 꿈을 키우고 있다. ‘2020 대한민국 게임대상’서 ‘굿게임상’을 받은 ‘MazM: 페치카’의 제작사 ‘자라나는 씨앗’도 글로벌게임허브센터에서 성장한 개발사다. 이밖에 게이머들의 주목을 받는 개발사도 여럿 있다. 쿠키뉴스는 글로벌게임허브센터에 입주한 게임사들의 이야기를 3주간에 걸쳐 게이머에게 전하고자 한다. 

엑소게임즈의 염의준(47) 대표는 캐주얼 장르에 강한 애착을 가진 인물이다. 그는 글로벌 히트작 캐주얼 게임 ‘캔디 크러쉬’의 개발사 킹(영국 본사), 캐주얼 게임의 조상 격인 ‘테트리스’의 저작권을 가지고 있는 테트리스 컴퍼니에서 임원으로 활동했다. 이후 염 대표는 한국으로 돌아와 2016년 엑소게임즈를 차렸다. “캐주얼 게임은 글로벌 시장에서 매우 경쟁력 있는 장르”라고 강조한 염 대표를 만나봤다.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엑소게임즈 염의준 대표입니다. 지금 회사를 설립하기 전에 해외게임사에서 10년 이상 근무를 했어요. 우선 글로벌 캐주얼 게임 신화를 쓴 ‘캔디 크러쉬’의 제작사 킹에서 기획 총괄로 일했어요. 그리고 ‘테트리스’ 미국 본사에서 부사장을 역임했습니다. 이래저래 해외(일본, 미국, 유럽)에서 일한 경험을 모두 합치면 20년 가까이 되네요. 국내에서는 NHN 한게임에서 근무했습니다. 

이 경험은 제게도 큰 도움이 됐습니다. 외국 생활을 오랫동안 하면서 나름대로 동서양 게이머의 인식을 잇는 가교 역할을 한 것 같아요(웃음). 돌아보면 해외시장에 한국 게임의 강점을 알리고, 국내로 와서는 외국 게임시장의 선진 시스템을 소개하는 역할을 했던 것 같습니다. 

엑소게임즈에 대한 소개도 부탁드립니다.

엑소게임즈는 2016년 창업한 회사입니다. 저희의 목표는 특정 이용자가 아니라 모든 사람이 즐길 수 있는 게임을 만드는 것입니다. 이렇게 이해하시면 더 와 닿을 것 같아요. 전세계에 영화나 음악을 즐기는 인구가 몇이나 될 것이라고 보시나요? 개인마다 횟수의 차이는 있지만 아마 대부분이 다 좋아할 것이라 생각해요. 

하지만 아직까지 게임을 즐기는 이용자 층은 한정적인 경향이 있죠. 바꿔 말하면 게임시장은 아직도 성장 잠재력이 높다고 볼 수 있는 셈입니다. 대신 지금과 같이 특정 이용자만을 겨냥한 방식만으로는 부족하다고 봅니다.다. ‘extraordinary game, ordinary people’, 특별한 게임을 모두에게 제공한다. 이것이 엑소게임즈 이름에 담긴 의미입니다. 

대표님께서는 캔디크러쉬, 테트리스 등 캐주얼 장르를 대표하는 회사에서 오랫동안 근무하셨습니다. 이 경험이 엑소게임즈에 어떤 영향을 미쳤나요?

캐주얼을 주력으로 하는 회사에 오랫동안 재직하면서 깨달은 바가 있어요. 캐주얼은 역사가 긴 장르인 만큼 변화도 많이 생겼다는 것입니다. 대체적으로 ‘캐주얼 게임은 난이도가 낫다’는 인식이 깔려 있는데요. 사실 ‘뿌요뿌요’나 테트리스 같은 고전 캐주얼 게임은 엄밀히 말하면 생각보다 진입장벽과 난이도가 높은 편이에요. 대신 이용자 유입이 많지 않아도 충성도가 높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반대로 최근의 캐주얼 장르에는 ‘하이퍼’라는 접두사가 붙는데 진입 장벽을 대폭 낮추면서 대중화에 성공했습니다. 물론 수명이 짧은 편이에요. 통상적으로 플레이 시작 기준으로 7일이 지나면 이용자 이탈이 생깁니다. 

엑소게임즈의 목표는 과거와 현재 캐주얼 장르의 장점만을 취합한 ‘슈퍼 캐주얼’ 게임을 만드는 것입니다. 국내시장에서 캐주얼 장르로 성공하는 게 쉽지는 않지만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리면 기회가 많이 있다고 생각해요. 개인적으로는 3~5년 사이에 연매출 1조를 기록하는 슈퍼 캐주얼 게임이 나올 수 있다고 예상합니다.

대표님께서는 캐주얼과 메타버스의 결합이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최근 메타버스가 핫한 키워드이긴 하죠. 문제는 다들 유망하다는 건 어렴풋이 알지만 정확히 아는 사람이 많지 않다는 것인데요. 저 역시 이에 대해 많은 고찰을 했습니다. 나름대로 고심한 끝에 몇 개의 결론이 나왔는데요. 그러기 위해선 메타버스의 특성을 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우선 메타버스는 가상공간에서 많은 사람들이 한 번에 모일 수 있다는 특징이 있잖아요. 단순히 생각하면 대전게임의 수요가 높다고 볼 수 있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아요. 연결 문제도 그렇고 대부분의 대전게임은 2대 2, 5대 5 등 참여 숫자가 한정적이니까요. 

대신 간접적인 방식으로 경쟁을 하거나 협력 플레이가 필요한 게임은 메타버스 플랫폼에 적합하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기록을 놓고 간접적으로 대결하는 것은 적합한 부분이 많아요. 99명이 모여 플레이하는 ‘테트리스 99’, 60명의 플레이어가 함께하는 ‘폴가이즈’를 좋은 예라고 볼 수 있죠.

두 번째로 메타버스는 이용자 중심의 시스템입니다. 회사는 플랫폼만을 제공하고 이용자가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죠. 더 나아가 소비자(이용자)는 동시에 생산자의 역할을 수행하는 겁니다. ‘로블록스’의 형태를 보면 알 수 있어요. 이러한 특징을 모두 고려한다면 메타버스와 가장 궁합이 잘 맞는 게임 장르는 캐주얼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엑소게임즈 “‘노곤하개 멍냥집사’, 반려동물 이야기” [글로벌게임허브센터]
엑소게임즈가 개발중인 '노곤하개 멍냥집사'.   엑소게임즈

엑소게임즈가 출시한 작품과 개발 중인 차기작도 소개해주세요.

현재는 ‘우리 집에 곰이 돌아왔다’라는 게임의 글로벌 출시를 진행 중입니다. 이 작품은 감정을 전달하는 것이 목표인 힐링게임입니다. 게임을 하면서 소소한 일상의 행복을 찾을 수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겠네요.

또한 ‘노곤하게 멍냥집사’라는 신작을 준비 중인데요. 네이버 웹툰에서 연재된 ‘홍끼’ 작가님의 ‘노곤하개’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작품입니다. 이 게임은 반려동물을 키우는 육성 시뮬레이션 게임입니다. 개인적으로 반려동물과 함께 살아가는 것은 아이를 키우는 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감정적 교류를 통해 이 친구들과 가족이 되는 것이죠. 게임을 하면서 실제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과정을 느낄 수 있도록 만들었습다. 여기에 나오는 고양이와 강아지는 모두 하고 싶은 일이 있는데요. 이들이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도와주면서 응원하는 것이 게임의 핵심이라 볼 수 있습니다.

그 외에는 멀티플레이 기반 슈퍼캐주얼 게임 2종을 개발 중입니다. 예를 들어 연말 송년회 자리에 게이머 수십 명이 모였어요. 그런데 안타까운 점은 이들이 함께 할 수 있는 게임이 그리 많지 않다는 겁니다. 디바이스와 환경은 갖춰졌지만 마땅한 소프트웨어가 없어요. 전세계 사람들이 동시에 함께할 수 있는 그런 신작을 개발 중입니다.  

글로벌게임허브센터에 들어와서 어떤 도움을 받았는지 말씀해주세요
  
정말 많은 도움을 받았죠. 가장 큰 것은 정말로 값진 인적 네트워크를 얻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한국 게임업계는 외국과 비교했을 때 인적 네트워크가 약한 편이에요. 외국에서는 같은 국가 게임사끼리 협업도 하고 의견을 주고받는 경우가 많거든요. 현재 센터에는 많은 게임사가 입주해있는데, 여기 계신 분들과 소통하면서 저희도 많은 도움을 받고 능력을 키울 수 있었습니다. 저는 삼성 소프트웨어 멤버십이라는 프로그램에서 4년동안 연구원으로 활동하면서해 많은 개발자들을 알게 됐는데요. 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젊은 IT 유망주 가운데는 권혁빈 스마일게이트 그룹 CVO 등 대중에게 잘 알려진 분들도 제법 있어요. 그때 이분들과 교류하면서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센터에 입주하신 분들도 이러한 부분을 잘 활용했으면 합니다. 

후배들에게 글로벌게임허브센터를 추천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우선 사무실을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 크죠. 다만 제가 생각했을 때 이건 부차적인 부분이고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인적 네트워크를 강화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매력적인 부분입니다. 저는 센터에서 한 시간 더 일을 하는 것보다 한 시간 더 네트워킹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엑소게임즈 “‘노곤하개 멍냥집사’, 반려동물 이야기” [글로벌게임허브센터]
엑소게임즈 염의준 대표.   사진=문대찬 기자

최근 게임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이 늘어나면서 게임산업의 규모도 커진 상황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어려움을 겪는 중소게임사가 많습니다. 한국 게임산업의 근간이 되는 풀뿌리 게임사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어떤 것이 필요할까요? 

개발사와 정부 두 입장을 나눠서 말씀드릴게요. 우선 중소게임사는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도 눈을 돌릴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중 제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시장은 북미입니다. 북미시장은 대략적으로 전 세계 게임시장의 50%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또한 북미를 공략하면 자연스럽게 유럽시장도 얻을 수 있습니다. 문화적으로 유사성이 높은 한중일 3국, 동남아시아를 공략하는 것이 쉬울 수는 있어요. 다만 여기에 만족한다면 변방을 벗어나지 못하는 거라고 생각해요. 

물론 이 과정에서 무수히 많은 실패가 발생하겠죠. 당연합니다. 그때 정부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지금도 정부가 많은 지원을 하고 있지만 매출과 성과 위주로 평가하고 있다는 점은 바뀌어야한다고 봅니다. 매출 이면에 숨겨진 개발사의 성장을 알아주고, 도전의 가치를 존중하는 방식으로 지원 형태가 변해야한다고 봅니다.

향후 게이머에게 엑소게임즈가 어떻게 기억됐으면 하는지 궁금합니다.   

게임의 즐거움을 모든 사람들이 알았으면 하는 소망이 있습니다. 엑소게임즈가 여기에 기여할 수 있다면 더 바랄 게 없을 것 같아요. 많은 분들이 엑소게임즈를 ‘게임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긍정적으로 바꾼 게임사’로 기억해주셨으면 합니다. 감사합니다. 

강한결 기자 sh04khk@kukinews.com, 사진=문대찬 기자 mdc0504@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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