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전두환 조문 가야"…지지자들 "간신히 표심잡고 있는데" 반발

누리꾼 "전두환 옹호 발언 논란으로 광주 찾아가 사과하더니"
이재명은 "학살 사건 주범"... 조문 거부로 대조적

尹
이재명·윤석열 대선 후보가 22일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에서 열린 고 김영삼 전 대통령 서거 6주기 추모식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임형택 기자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23일 사망한 전두환 전 대통령 조문과 관련해 정반대 입장을 밝혔다. 민주당은 조문에 대한 신중한 입장을 내비쳤고, 이 후보는 전 전 대통령을 겨냥해 학살 사건 주범"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공식 입장을 내지 않았지만 윤 후보는 "전직 대통령이니까 가야하지 않겠다"라고 발언, 조만간 빈소를 찾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끝내 사과는 없었던 전 전 대통령의 사망에 여론이 싸늘한 상황에서 윤 후보의 조문 가능성이 점쳐지자 야권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23일 윤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 식당에서 당내 인사들과 오찬 후 조문 계획을 묻는 취재진의 질의에 "유족과 돌아가신 분에 대해 삼가 조의를 표하고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이같이 말했다. 


윤 후보는 또 전 전 대통령이 5·18 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해 제대로 된 사과를 하지 않았다는 것에 대해서는 "돌아가셨고 상중이니까 정치적인 이야기를 관련 지어서 하는 건 시의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고 말을 아꼈다.

같은 날 "전두환씨는 명백하게 확인된 것처럼 내란 학살 사건 주범. 현재 상태로는 아직 조문 생각을 하지 않고 있다"고 답한 이 후보의 입장과 극명한 온도차를 보였다. 

윤 후보가 조문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만큼 조만간 전 전 대통령의 빈소를 찾을 것으로 예상되자 야권 성향의 지지자들 사이에선 쓴소리가 나왔다. 

친야 성향의 지지자들이 많이 활동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한 누리꾼은 "전두환을 둘러싼 논쟁을 떠나서 (윤 후보의) 저런 언행이 외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짐작을 못했거나, 짐작을 했더라도 그냥 밀어붙이는 것 같다. 국가의 리더로서는 마이너스 요소"라면서 "정권교체는 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간신히 표심을 부여잡고 있는데 참 힘들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누리꾼도 "어쨋든 '사람이 사망했으니 가야지'라고 생각한다면 정치인으로는 매우 부적합하다"라며 "본인이 야당 유력 후보로 정권 교체를 해야 할 대표 선수라는 걸 망각한 듯 싶다"고 꼬집었다. 

이 외에도 "조문 대신 화환만 보내는 선에서 애도 표시하고 끝내는 게 좋을 것 같다" "솔직히 전두환 사망 대응은 민주당이 훨씬 잘한 듯" "전에도 전두환 정치 잘했다고 칭찬하더니" "표 날라간다" "윤석열, 전두환 발언으로 불 탔었는데 이정도면 찐" "광주 찾아가서 사과하더니" 등 반응을 보였다. 

앞서 윤 후보는 지난달 19일 "우리가 전두환 대통령이 군사 쿠테타와 5·18(광주 민주화운동)만 빼면 잘못한 부분이 그런 부분이 있지만 그야말로 정치를 잘했다고 얘기하는 분들이 많다"고 말한 이후 '개 사과' 논란까지 겹치며 뭇매를 맞았다. 윤 후보는 대선 후보로 선출된 직후 지난 10일 광주 5·18민주묘지를 방문해 고개를 숙이고 사과하기도 했다. 

다만 일부는 "어쨌든 전 전 대통령이 대한민국 역사의 한 페이지를 쓴 인물이고 전직 대통령 자리에 있던 인물인 만큼 조문가는 게 맞다고 본다" "조문가서 말만 잘하면 된다" "과도 있지만 공도 있는 만큼 조문 가는게 맞다고 생각한다" 등 윤 후보의 조문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반응도 있었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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