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부진 예상에도 KB·하나금융 주가 급상승…왜?

홍콩 ELS로 1분기 실적 부진 예상
주가는 급등…KB금융 9.1%↑·하나금융 8.7%↑
“밸류업 우려 해소 영향”

실적 부진 예상에도 KB·하나금융 주가 급상승…왜?
쿠키뉴스 자료사진

1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은행주가 들썩이고 있다. 특히 KB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가 큰 폭으로 반등했다. 최상목 경제부총리가 밸류업 프로그램을 차질 없이 시행하겠다고 밝히는 등 4.10 총선 결과로 인해 밸류업 프로그램 동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시장 우려가 줄어든 영향으로 풀이된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22일 국내 은행주 10개로 이뤄진 KRX 은행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6.47% 올랐다. 은행주 중 시가총액이 가장 큰 KB금융은 같은날 6만9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는 전 거래일 대비 9.10%(5800원) 급등한 수치다. 하나금융지주는 5만7000원에 장을 마감했는데 전 거래일 대비 8.78%(4600원) 오른 숫자다. 신한지주(6.11%), 우리금융지주(4.51%) 등 4대 금융지주가 모두 큰 폭으로 올랐다. JB금융지주 4.8%, BNK 3.9%, DGB 3.5%, IBK기업은행도 2.2%씩 상승했다.

이처럼 은행주가 일제히 오른 것은 당국에서 선거 결과와 상관없이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중장기적 추진이 중요하다고 강조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최상목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지난 18일(현지시간)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 참석차 방문한 미국 워싱턴 D.C.에서 국내 기자단과 간담회를 열고 “(밸류업 프로그램을) 변함없이 추진하겠다”면서 “구체적인 내용에 차이가 있을지는 몰라도, 여야 간 합의점을 찾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 부총리는 처음으로 세제 지원 방식도 공개했다. 최 부총리는 “배당확대 기업 주주 배당소득에 대해서는 분리과세 하겠다“면서 “배당, 자사주 소각 등 주주환원 노력을 늘린 기업에 대해서는 법인세 세액공제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지난 15일 “어떤 정당이 과거 부동산에 매여 있던 우리 자산운용 틀을 생산적인 분야로 옮기는 것에 반대하겠나”라며 밸류업 프로그램을 일관되게 추진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뿐만 아니다. 시중금리가 상승하면서, 금리 상승기 초과상승 업종이라는 방어주로서의 매력이 부각됐다는 점, 이란과 이스라엘간 전면전 가능성이 낮아지면서, 원달러 환율 상승 폭도 제한적이라는 점도 은행주 급등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최정욱 하나증권 애널리스트는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가 있지만 확전 자제시 환율 변동성이 제한적 △ 5월 초 밸류업 가이드라인 발표시 관련 모멘텀 재부각 △외국인들의 국내 은행주에 대한 스탠스가 여전히 긍정적 △일회성 비용 요인을 제외하면 은행 1분기 실적 펀더멘털이 상당히 견고할 것이라는 점을 들어 “1분기 실적 발표 전후로 다시 은행주 비중을 늘려야 한다”고 판단했다.

오는 25일 KB금융지주를 시작으로 신한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가 26일 올해 1분기 실적을 잇달아 발표한다. 홍콩H지수 ELS 손실 확정 가입자에 대한 자율배상 등에 따른 충당금 반영으로 당기순이익은 감소하겠지만 영업이익은 견조한 수준을 기록할 전망이다. 평균 배상 비율 30~40% 수준을 적용하면 은행별 홍콩H지수 ELS 관련 1분기 중 반영될 손실 규모는 KB금융 9000억원, 신한지주 3000억원, 하나금융 2000억원, 우리금융 80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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