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맛이라 반갑네…‘쿵푸팬더 4’ [쿡리뷰]

아는 맛이라 반갑네…‘쿵푸팬더 4’ [쿡리뷰]
애니메이션 영화 ‘쿵푸팬더 4’ 스틸컷. 유니버설픽쳐스

용의 전사 포는 영혼의 계곡에서 여느 때처럼 평화로운 나날을 보낸다. 우그웨이 대사부가 준 지혜의 지팡이로 식당 개업 리본이나 자르는 포를 보며 마스터 시푸는 골머리를 썩는다. 용의 전사 자리를 다른 이에게 물려주고 영혼의 계곡을 지키라는 스승 시푸 말에 포 역시도 마뜩잖긴 마찬가지다. 성장보단 현상유지를 하고 싶은 그에게 쿵푸 고수 젠이 나타난다. 이미 처치한 적 타이렁이 다시 나타났다는 괴소문에 젠은 둔갑술에 능한 카멜레온의 짓일 거라 한다. 새로운 악당 카멜레온을 처단하기 위해 포는 젠과 함께 주니퍼시로 떠난다.

드림웍스 애니메이션 ‘쿵푸팬더 4’(감독 마이크 미첼·스테파니 스티네)는 한 마디로 익숙하다. 용의 전사로 성장한 포가 새 위협을 마주하고 이를 슬기롭게 극복하며 또 다른 성장을 이뤄내는 이야기. ‘쿵푸팬더 4’는 흥행에 성공한 기존 ‘쿵푸팬더’ 시리즈의 전개 방식을 그대로 이어가면서도 새 판을 짜기 위해 여러 양념을 친다.

이번 편 역시 특유의 유쾌함이 생생히 살아 있다. 어엿한 전사로서 무공을 발휘하는 포의 든든한 존재감이 반가움을 준다. 통통한 몸으로도 날렵하게 쿵푸 무술을 선보이는 포의 모습들과 자잘한 유머가 어우러져 잔웃음을 안긴다. ‘내면의 평화’를 ‘냉면의 변화’로 치환하는 등 차진 번역 역시 재미를 더한다. 대도시에서 ‘방구석 히어로’로 전락한 포의 처지부터 도시 전체를 헤집는 액션들 또한 볼거리다.


아는 맛이라 반갑네…‘쿵푸팬더 4’ [쿡리뷰]
애니메이션 영화 ‘쿵푸팬더 4’ 스틸컷. 유니버설픽쳐스

이야기는 다소 흐릿해졌다. 전개가 훤히 읽히다 보니 쉽게 집중력을 잃는다. 이음새가 헐겁게 느껴지는 대목도 여럿이다. 만화 같은 전환 효과가 너덜대는 장면 사이를 열심히 이어 붙인다. 친숙한 캐릭터들도 웃음을 주기 위해 마구 내달린다. 새로 등장한 빌런(악당) 카멜레온은 아쉽다. 역대 최고의 악당처럼 묘사되나 위력도 쉽게 와닿지 않는다. 때문에 긴장감이 생기지 않는다. 포와의 격전 역시 무난하게 흘러간다. 큰 매력도 없다. 그가 소환한 이전 빌런들이 잠시나마 반가움을 자아내지만, 이들의 활용도엔 물음표가 남는다.

결국 기댈 곳은 포다. 포는 이전 시리즈와 마찬가지로 다방면에서 활약을 펼친다. 여전히 어수룩하고 때론 호구처럼 비치지만, 그의 선한 에너지와 내면의 강함이 보는 이들을 절로 매료시킨다. 잭 블랙의 목소리 연기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아콰피나가 목소리를 낸 젠도 돋보인다. 주변을 감화하며 동시에 새로운 성장을 이뤄내는 포의 이야기는 이번에도 마음에 콕 남는다. 판다 열풍이 불었던 만큼 물 찬 제비처럼 날아오르는 포의 모습은 더욱 반갑다. 누구와 봐도 무난하게 즐길 수 있는 영화다. 상영시간도 적절해 부담 없이 보기 좋다. 마음 편히 웃기 좋은 ‘쿵푸팬더 4’다. 오는 4월10일 개봉. 전체 관람가. 상영시간 93분.

김예슬 기자 yey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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