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민희(30‧가명)씨는 내년 결혼을 준비하기 위해 ‘스드메(스튜디오‧드레스‧메이크업)’을 취급하는 웨딩컨설팅 업체 3곳에서 상담을 받고 혼란에 빠졌다. 각 웨딩컨설팅 업체에서 같은 스드메 업체를 연결했지만, 안내하는 비용은 모두 달랐다. A 업체 385만원, B 업체 333만원, C 업체 331만원 등 최고 50만원까지 차이가 났다.

# 지난달 결혼한 D씨는 최근 한 웨딩 관련 온라인 카페에서 다른 사람들의 스드메 견적을 보다가 놀란 기억이 있다. 메이크업 업체만 다를 뿐 D씨와 같은 스튜디오, 같은 드레스 업체였다. 하지만 직접 각 스드메 업체와 계약한 D씨와 달리, 웨딩플래너를 통해 계약한 누군가의 계약서엔 150만원 가까이 적은 총액이 적혀 있었다. D씨는 “원하는 곳을 선택한 거라 어느 정도 차이가 나면 감수하려 했지만, 생각보다 금액 차이가 커서 혼란스러웠다”라고 토로했다.

계약 연결 주체에 따라 예비부부들이 같은 스드메 업체에 다른 비용을 지불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웨딩컨설팅 업체에서 스드메 개별 단가를 공개 하지 않아, 수십만원에서 백만원 이상 금액 차이가 나는 사실도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스드메를 계약하는 방법은 두 가지. 웨딩컨설팅 업체를 통하는 방법과 개인이 직접 계약하는 ‘워킹’이 있다. 웨딩컨설팅 업체를 통해 계약하면 정확한 개별 단가를 파악하기 힘들다. 비공개를 원칙으로 하는 업체도 있어, 비슷한 업체를 계약한 다른 사람의 비용과 비교해 유추할 뿐이다. 개인이 직접 각 스드메 업체와 개별 계약하면 개별 단가를 알 수 있다. 하지만 스드메를 묶은 패키지 계약이 아니라 비용이 더 비싸다.

문제는 예비부부들이 대부분 웨딩컨설팅 업체를 통하기 때문에 정찰제가 아닌 사실도 잘 모르고 있다는 점이다. 웨딩컨설팅 업체는 개별 단가 대신, 할인과 플래너 비용 등이 포함된 최종 견적만 예비부부에게 안내한다. 이 때문에 웨딩 관련 온라인 카페에선 ‘스드메 각각 금액을 아시나요?’라고 묻는 글이 자주 올라온다. 댓글 역시 ‘각각 금액은 알려줄 수 없다더라’, ‘따로는 말 안 해줘서 합친 견적만 알 수 있었다’ 등 파악하기 어렵다는 답변이 이어진다.

예비부부들은 컨설팅 업체에서 스드메 개별 단가를 공개하지 않는 걸 이해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지난해 10월 결혼한 E씨는 “스드메 패키지 비용을 왜 개별로 공개 안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라며 “마진을 많이 남기는 등 고수익을 숨기기 위해 패키지 견적만 공개하는 건지 의심된다”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결혼한 신모씨는 “개인 사정으로 결혼식을 미뤄 위약금을 내야 하는 상황에서도, 스드메 개별 단가를 알려주지 않아 난감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일부 금액을 중간에서 가로채는 건가 하는 생각까지 들 정도였다”라며 “왜 비밀인지 모르겠다”라고 덧붙였다.

불합리하게 느껴도 예비부부 입장에선 웨딩컨설팅 업체를 찾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홀로 준비하는 것보다 정보력이 좋고, 업체 계약 비용이 저렴하기 때문이다. 지난 8월 결혼한 김모씨는 평소 촬영하고 싶었던 스튜디오와 계약하기 위해 웨딩컨설팅 업체를 끼지 않고 직접 스드메 계약을 진행했다. 하지만 몇 달 후 결혼식 드레스와 메이크업을 플래너를 통해 계약했다. 개인으로 계약하는 것이 더 비싸고, 정보도 많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김씨는 “혼자 준비하다 보니 정보 부족에 불편함을 느꼈고, 비용 차이도 있어 결국 다시 플래너를 찾게 됐다”라고 말했다.

결국 웨딩컨설팅 업체와 함께하는 예비부부들이 비용을 아끼기 위해 할 수 있는 건 더 많은 정보를 모으는 방법뿐이다. 김모(30)씨는 처음엔 지인을 통해 플래너를 소개받고 가계약금을 지불했다. 하지만 곧 생각보다 비싼 느낌이 들었다. 김씨는 “다른 웨딩 관련 카페 등을 통해 비용을 비교했더니 100~150만원 가까이 차이가 났다”라며 “결국 환불하고 비용을 비교해 가장 저렴한 곳으로 다시 골랐다”라고 털어놨다.

이 같은 상황에 대해 한 웨딩플래너는 “같은 스드메 개별 업체라 해도 관계가 더 좋거나 발주량이 많은 컨설팅 업체에 더 저렴한 금액에 해준다”라며 “그래서 금액을 공개하기 어려운 것”이라고 귀띔했다. 이어 “많은 업체가 비용을 노출하지 않다보니 예비부부들이 조금이라도 더 싼 곳을 찾으려는 경향이 있다”라며 “서비스에 따라 5~30만원 정도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