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자회사 JBC 수의계약, 막대한 운영비리” [위기의 태양광②]

“한전 자회사 JBC 수의계약, 막대한 운영비리” [위기의 태양광②]
한국전력 본사. 쿠키뉴스 자료사진

한국전력이 65개 도서지역 발전시설 운영을 퇴직자 단체 자회사 JBC에 27년간 수의계약으로 위탁하는 과정에서 위법 행위가 40건 드러난 것으로 밝혀졌다. 일각에서는 한국전력의 비리 사업이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5년간 한국전력과 JBC는 총 4건(3222억원)의 수의계약을 체결했다. 수의계약 위탁 대금은 전력산업기반기금에서 집행한다. 

지난 2일 국무조정실 정부 합동 부패예방추진단은 한전의 △발주청 수행업무 위탁△무등록 업무 위탁 △감사원 통지 의무 위반 등을 적발했다. 자사가 직접 수행해야 하고 위탁할 수 없는 업무를 JBC와 일괄 수의계약하고, 수의계약 체결 이후 감사원에 해당 사실을 통지하지 않았다. 또 전기안전 관리업을 등록하지 않은 JBC 소속 직원 367명이 최근 5년간 전기안전관리자로 선임하기도 했다. 국무조정실에 따르면 한전은 총 40건의 법령을 위반했다. 

한전이 ‘자회사 특혜’를 준다는 비판은 꾸준히 있었다. 한전은 지난 2015년도부터 국정감사에서 “입찰 계약 관련 한전산업개발, 한전KDN 등 출자회사나 자회사에 대한 과도한 일감 몰아주기를 지양하라”는 지적을 받았다. 이후 “자회사와 전력통신사업 분야 수의계약을 지양하고 경쟁입찰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그러나 한전은 이후로도 계속 도서지역 발전시설 운영을 자회사에 위탁하고 있다. 

한전 관계자는 “국무조정실에서 나온 결과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다”며 “위법 사항을 내부에서 확인하고, 처리해서 수정할 것”이라고 밝히면서도, 수의계약 체결 자체는 불가피하고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관계자는 “과거 경쟁 입찰로 회사를 선정하려 했지만 참여 업체가 거의 없었다”며 “발전소 운영은 전문성이 요구되기 때문에 수의계약이 필요한 입장이다”고 전했다. 이어 “현재 수의계약 논란을 제외하면 JBC가 관리하는 발전소는 원활하게 운영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전 자회사 JBC 수의계약, 막대한 운영비리” [위기의 태양광②]
박영순 의원. 연합뉴스

지난해 국정감사 당시 한전의 불법파견 및 수의계약을 지적했던 박영순 의원은 쿠키뉴스와의 통화에서 “발전소 운영은 전문성이 필요하지 않은 부분”이라고 반박했다. 현재 발전소의 45%는 지방자치단체가 담당하고 있고, 한전이 담당하는 발전소를 지자체로 이관시켜도 얼마든지 원할하게 운영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박 의원은 “발전기 관련 단기 교육만 받아도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한전이 장기간 국정감사에서 수의계약 내용을 반복 지적받은 것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박 의원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퇴직자들의 놀이터가 된 JBC에 한전이 막대한 수익을 안겨주는 실태를 지적했다”며 “수의계약이 부당하고 정부 지침에도 어긋난다고 말했지만 개선해서 보고하겠다는 말뿐이었다”고 전했다. 이어 “지난해 국정감사 후 1년이 다 되어가는데도 한전 측의 별다른 조치가 없다”고 덧붙였다.

박 의원은 한전의 수의계약은 ‘막대한 운영 비리’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현재 국민들이 낸 전기요금의 3.7%를 전력 기반 기금으로 조성한다”며 “국무조정실에서도 문제가 있다고 이야기할 정도면 운영 비리가 생기고 있는 것”이라며 비판했다. 이어 “경쟁 입찰을 통해 공정하게 사업자를 선정하고, 발전소에 근무하는 인원들을 불법 파견직이 아닌 한전의 직접 고용으로 변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민단체도 의견이 다르지 않다. 이정필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소장은 “발전소 정비 사업을 자회사와 수의계약하며 이권을 챙기는 방식으로 흐름을 만드는 것은 오랫동안 이어져 온 관행”이라며 “특정 정부나 시기를 탓하는 것은 옳지 않지만, 자회사 배불리기식 계약 체결은 근본적 개혁이 필요한 문제”라고 밝혔다.

심하연 기자 sim@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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