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성비 간 과당경쟁…재편되는 시장 [커피전국시대②]

작년 기준 카페 전문점 9만개…올해 10만개 돌파 예정
메가커피·컴포즈커피·빽다방 등 저가커피 브랜드↑
가맹점주 "같은 브랜드까지 경쟁하는 시대"
커피업계 "성장 한계 분명…차별화 전략 필요"

가성비 간 과당경쟁…재편되는 시장 [커피전국시대②]
사진=안세진 기자

코로나 이후 저가커피 브랜드가 지속적으로 성장해왔지만 머지않아 저가커피의 성장 한계성에 직면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업계는 타 업체뿐만 아니라 같은 매장 간 경쟁까지 치열해지면서 가성비만을 강조하던 기존의 전략에서 탈피해 차별화 전략이 필요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30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식품산업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말 커피·음료점업(카페) 점포수는 9만9000개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최근 3년 평균 19%씩 성장하고 있다. 올해 국내 카페 수는 10만개를 돌파할 전망이다.

카페 중에서도 저가 커피 프랜차이즈 매장의 증가세가 가파르다. 저가커피업계 1위 메가커피를 필두로 컴포즈커피, 빽다방, 더벤티, 하삼동커피, 더리터, 메머드커피 등 다양한 브랜드들이 경쟁 중이다. 메가커피의 경우 코로나가 시작되기 전인 지난 2019년 말 801개이던 가맹점수는 지난 1일 기준 2440호점으로 성장했다. 


컴포즈커피는 2201호점을 오픈하며 브랜드 론칭 9년 만에 2000호점을 돌파했다. 지난해 매장 수는 1900개로 전년(1285개)보다 615개 증가했다. 빽다방의 지난해 매장 수는 1240개로 전년(980개)보다 260개 늘었다. 3개 업체의 1년간 신규 출점 수를 종합하면 저가 커피 매장이 하루 평균 약 4~5개씩 새로 생긴 셈이다.

가성비 간 과당경쟁…재편되는 시장 [커피전국시대②]
가성비 간 과당경쟁…재편되는 시장 [커피전국시대②]

저가 커피 브랜드와 매장 수가 급속도로 늘어나면서 기존 가맹점주들의 걱정도 커지고 있다. 메가커피와 컴포즈커피의 경우 지점 당 거리제한을 둔다. 약 250m를 사이에 두고 같은 브랜드 커피가 경쟁하는 셈이다.

마포구에서 저가커피를 운영하는 한 가맹점주는 “저가커피 브랜드가 많아진 것도 모자라 같은 브랜드 매장끼리도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 펼쳐졌다”며 “본사에서 계속 매장을 늘려나갈 때마다 점주 입장에선 출혈경쟁으로 이 시장이 커져가는 건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특히 저가 커피는 판매량 대비 높은 마진을 기대할 수 없어 큰 수익을 낼 수 없고 매장 주위의 다른 브랜드와 경쟁하고 있어 상황이 더 어렵다는 게 가맹점주들의 설명이다.  또다른 가맹점주는 “최근에 어디 행사가 있었는지 수십잔 주문이 들어왔다”며 “언뜻 보기엔 큰 돈 벌었겠구나 싶지만 다 떼고 나면 크게 남는 게 없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브랜드 간 출혈경쟁이 심해질수록 마케팅 비용이 증가하는 것도 문제다. 메가커피가 대표적이다. 메가커피는 지난해말 가맹점주들에게 손흥민의 광고비를 가맹점주들과 분담하는 취지의 '메가MGC커피 가맹점 23년도 광고비 분담 안내' 공문을 발송했다. 이 공문은 연간 광고 집행 예상 비용인 60억원을 본사와 가맹점이 50%씩 부담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커피 프랜차이즈 업계에서는 조만간 저가커피의 성장 한계성이 드러날 것이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각 브랜드만의 차별화된 전략이 필요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커피업계 관계자는 “저가커피 시장은 매번 있어왔다. 대표적으로 이디야의 경우도 과거 스타벅스와 비교해 가성비 커피로써 이미지 메이킹을 해왔다”며 “하지만 어느 순간 이디야보다 더욱 싼 저가커피 업체들이 여럿 생겼고 성장의 한계에 직면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를 타개하고자 이디야는 자체 로스팅 공장을 통해 새로 브랜드 정체성을 세우려고 하고 있다”며 “지금의 저가커피 업체들도 조만간 성장의 한계에 직면할 테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차별화된 전략이 필요해질 것”이라고 조언했다.

가성비 간 과당경쟁…재편되는 시장 [커피전국시대②]

다만 메가커피와 컴포즈커피는 고물가 기조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고품질의 원두를 이용해 소비자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또 가맹점과의 상생을 목표로 마케팅 비용 등을 적극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메가커피 관계자는 “메가MGC커피는 가맹본부, 가맹점, 소비자가 상생하는 브랜드를 목표로 가맹점 및 소비자 분들의 의견을 적극 수렴하며 합리적인 가격과 꾸준히 신메뉴를 개발해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며 “소비자들이 일상에서 다양한 즐거움을 느낄 수 있도록 광고 마케팅 활동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컴포즈커피 관계자도 “고물가와 경기침체의 장기화로 합리적인 가격의 제품을 선호하는 트렌드가 확산되고 있다”며 “올 하반기에도 저가 커피에 대한 인기는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어 가격 경쟁을 넘어 품질 관리, 메뉴 개발 등을 통해 고객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노력을 이어나갈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가맹점들이 안정적으로 수익을 내고 동반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광고 및 홍보물 등에 사용되는 비용 전액을 본사에서 직접 부담하고 있으며, 코로나 팬데믹 기간 동안 매출이 하락한 매장을 대상으로 원두 및 로열티 면제를, 사회적 거리 두기로 배달을 시행했던 매장에는 배달 리뷰용 커피 티백 등을 지원했다”고 덧붙였다.

안세진 기자 asj0525@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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