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위우표에서 BTS·NFT까지…변화하는 아날로그 [우표는 지금①] 

1884년 11월, 최초의 우표 '문위우표' 탄생
현재의 우표, BTS 우표부터 NFT 우표로 변신
우정사업본부 "아날로그 감성, 소통수단 사용"

문위우표에서 BTS·NFT까지…변화하는 아날로그  [우표는 지금①] 
대한민국 최초의 우표 '문위우표'와 최근 발행된 'BTS 10주년 우표'.   사진=안세진 기자 

정보통신기술의 발달로 더 이상 편지를 우편으로 보내는 일은 드물게 됐다. 편지를 쓰는 대신 음성·영상 통화를 하고 스마트폰 메신저로 대화를 나눈다. 각종 고지서나 명세서 역시 전자우편으로 받게 됐다. 우편으로 받아도 요금 별납·후납이 대부분이어서 우표를 붙인 우편물을 보는 것 자체가 힘들다.

하지만 우표를 모으는 사람들은 여전히 존재한다. 매년 약 4만장씩 발행되는 기념우표 중 98%가 전부 판매된다는 사실은 이를 방증한다. 과거 편지를 보내기 위한 하나의 수단에 불과했던 우표가 현재 어떻게 변화해 가고 있는지 쿠키뉴스가 대한민국 우표의 현주소에 대해 짚어봤다.

24일 우정사업본부에 따르면 우리나라 최초의 우표 ‘문위우표’는 1884년 11월18일(음력 10월1일)에 탄생했다. 신식 우편 제도의 아버지로 불리는 홍영식을 중심으로 한 신진개혁파 정치 지도자들의 노력으로 우정총국(현 우정사업본부)이 업무를 개시함으로써 만들어졌다. 문위우표는 이때 발행된 우표의 액면이 당시의 화폐 단위인 ‘문(文)’이었기 때문에 수집가들 사이에서 붙은 이름이다.


그로부터 140여년이 지난 2023년 6월13일. 서울중앙우체국에는 젊은 사람들이 길게 줄을 늘어섰다. 데뷔 10주년을 맞은 방탄소년단(BTS)의 기념우표를 구매하기 위해서다.

우정사업본부는 오늘날의 우표는 문화콘텐츠라고 설명했다. 더 이상 과거 편지를 보내기 위한 수단에서 그치지 않고 국가의 상징물, 문화의 척도 및 전달자, 종합 예술품 등으로 기능한다는 설명이다. 실제 우표는 발행 국가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역사 등을 표현하고 있어 그 나라만의 독특한 문화를 들여다 볼 수 있다.

우정사업본부 관계자는 “과거 우표는 정부 또는 정부가 위임한 특정 기관에서 발행하는 우편 요금 선납의 증표였지만 최근에는 취미나 기념으로 우표를 모으는 수집용으로써 우표의 부가적인 역할이 증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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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10주년을 맞은 방탄소년단(BTS)의 기념우표가 발행된 13일 서울중앙우체국에서 우표를 대량으로 구매한 시민이 우표에 날짜 도장을 찍고 있다.   사진=박효상 기자
문위우표에서 BTS·NFT까지…변화하는 아날로그  [우표는 지금①] 
BTS 10주년 기념우표는 총 10종으로 150만장이 발행되며 BTS의 초상이 담긴 기념우표패킷 25만부도 함께 판매된다.   사진=박효상 기자

우정사업본부는 변화해 가는 시대에 발 맞춰 가기 위해 시민들과 끊임없이 소통을 추구하고 있다, 우정사업본부가 지난 2007년 오픈한 온라인 서비스인 한국우표포털은 다양한 우표 서비스를 개발하며,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우표 정보의 DB화와 발행우표 연계 대국민 문화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최근에는 세상의 모든 사랑을 주제로 한 '나만의 우표'를 제작했다. 해당 우표는 가정의 달을 맞이해 사랑의 다양한 유형이 담긴 가족의 모습을 보여주며 고정관념과 편견에서 벗어나 가족을 바라보는 시각이 필요하다는 의미를 담아 기획됐다.

2008년 개관된 명동 포스트타워에 있는 우표박물관에서는 우표와 관련된 상설전시물과 함께 정기적인 기획전시, 교육프로그램 등을 운영하고 있다. 현재는 지난 5월부터 '나만의 우표'를 활용해 기획전시회를 운영하고 있다. 문화우편상품 굿즈몰 ‘더포스트코리아’에서는 해당 우표 판매 수익금의 일부를 기부하고 있다.

우표전시회도 매년 개최된다. 온 국민이 손쉽게 우표 문화를 즐기며 소통할 수 있기를 바라며 기획됐다. 지난해 우표전시회에는 디지털 기술을 접목시킨 우표들을 소개했다. 국내 최초로 우표의 원화를 모티브로 해 재해석한 우표 원화 대체불가토큰(NFT)를 선보였다. 전시회에서는 근거리무선통신(NFC)울 활용한 목소리 우표를 비롯해 메타버스, AR 등 디지털 기술과 연계하기도 했다.

올해 9월 예정된 2023 대한민국 우표전시회 역시 트렌드를 반영한 새로운 기술이 접목된 우표문화 콘텐츠를 선보일 계획이다. 또한 특히 10년 주기로 세계 각국을 순회하며 개최되는 세계우표전시회는 내년 2024년 10년 만에 대한민국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우정사업본부 관계자는 "수십 년간 국가의 기간사업이었던 우편사업은 스마트폰 및 IT산업 발달, 경쟁사 출현 등으로 인해 이용자 및 매출 감소가 이어지고 있다"며 "이에 전통적인 사업방식에 안주하지 않고 우체국이 가진 우표를 통해 아날로그 감성의 소통 수단으로써 우표문화의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안세진 기자 asj0525@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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