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법과 불법 사이… 곳곳에 홀덤펍, 스포츠 맞나요 [눈 떠보니 올인③]

합법과 불법 사이… 곳곳에 홀덤펍, 스포츠 맞나요 [눈 떠보니 올인③]
서울 서교동 한 홀덤펍.   사진=임지혜 기자

“홀덤이 도박인가요?”

어두컴컴한 도박장에서 벌어지는 불법 게임과 올림픽 시범종목 채택을 앞둔 인기 스포츠. 한국에서 홀덤은 그 경계 어딘가에 놓여 있다. 포털사이트에 홀덤펍을 검색하면 불법 도박장 업자들이 검거됐다는 기사와 연인들의 이색 데이트 장소로 추천하는 내용이 동시에 뜨기도 한다. 불법의 그림자가 여전히 존재하지만, 홀덤펍은 점점 밝은 곳으로 나오고 있다. 대한스포츠홀덤협회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등록된 홀덤펍은 2800여곳으로 2년 전 1000여곳보다 2배 이상 늘었다. 홍대나 강남 거리를 걸으면 곳곳에 생긴 홀덤펍 간판이 보인다. 홀덤과 홀덤펍에 대해 조금 더 잘 알 수 있는 몇 가지를 정리했다.

합법과 불법 사이… 곳곳에 홀덤펍, 스포츠 맞나요 [눈 떠보니 올인③]
압수수색 당하는 불법 홀덤펍. 은평경찰서

합법 홀덤펍과 불법 도박장


홀덤펍에 가면 일정 금액의 이용료를 내고 게임에 참가할 수 있다. 1~3만원으로 입장 가능한 가벼운 게임부터 5~10만원 토너먼트 게임까지 다양하다. 초보자에겐 간단한 규칙부터 카드 조합, 용어를 알려주는 사전 교육을 해주기도 한다. 칩을 모두 읽으면 다시 돈을 내고 참여권을 구매해 게임에 참여할 수 있다. 획득한 칩은 더 비싼 금액의 게임을 할 수 있는 참여권, 또는 해당 매장에서 술이나 음료를 이용할 수 있는 포인트로 지급한다. 매장에서 준비한 상품을 주는 경우도 있다.

홀덤펍에서 획득한 칩이나 포인트를 현금으로 교환하면 불법이다. 칩을 현금으로 교환 가능한 곳은 내국인 전용 카지노인 강원랜드뿐이다. 칩을 상품권, 상품 등으로 제공해도 사행행위규제법 위반에 해당될 수 있다. 불법 홀덤펍을 운영하면 영업소 폐쇄 및 3년 이하의 징역, 2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칩을 현금으로 환전해준 서울 갈현동 홀덤펍을 운영한 6명과 게임에 참여한 손님 7명이 지난 20일 경찰에 검거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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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한 배우 김새론.   사진=임형택 기자

연예인도 빠진 홀덤

최근 홀덤펍은 배우 김새론을 통해 널리 알려졌다. 지난해 낸 음주운전 사고로 자숙 중이던 김새론이 지난 2월 서울 강남 한 홀덤펍에서 목격된 것. 가족을 부양하는 소녀 가장으로 음주 사고 이후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다는 법정에서의 주장과 다른 모습에 대중은 분노했다. 동시에 친구들과 함께 술을 마시며 합법으로 텍사스 홀덤(홀덤)을 즐길 수 있는 장소로 홀덤펍이 널리 알려지기도 했다.

몇몇 연예인과 전 프로게이머들은 수년 전부터 프로 포커 플레이어로 변신해 국제 홀덤 대회에 참가 중이다. 스타크래프트 선수로 이름을 알린 전 프로게이머 임요환, 홍진호 등이 대표적이다. 지난달엔 개그맨 장동민이 베트남에서 열린 아시아 포커 챔피언십(APC)에서 우승해 상금 5000만원을 획득하기도 했다.

합법과 불법 사이… 곳곳에 홀덤펍, 스포츠 맞나요 [눈 떠보니 올인③]
2022 WSOP에서 우승을 차지한 에스펜 조르스타드

홀덤은 마인드 스포츠

홀덤은 바둑, 장기, 체스, 브리지 등과 함께 마인드 스포츠로 분류된다. 기존 스포츠가 신체를 활용해 기록을 경쟁한다면, 마인드 스포츠는 두뇌를 활용해 상대와 수싸움 하는 식이다. 신체 활동 없는 마인드 스포츠를 스포츠로 볼 수 있는지 의견이 나뉘지만, 점차 스포츠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다. 바둑은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이후 12년 만에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카드 게임인 브리지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시범종목으로 경기를 열었다. 홀덤은 2028 LA 올림픽 시범종목 채택을 노리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홀덤 대회는 1970년부터 개최되고 있는 월드 시리즈 오브 포커(World Series of Poker, WSOP)다. 지난해 미국 LA 라스베가스에서 열린 WSOP엔 8663명이 참여했다. 100개가 넘는 토너먼트 중 메인 이벤트에서 노르웨이의 에스펜 조르스타드가 우승을 차지해 상금 1000만 달러(약 133억원)를 차지했다. 홍진호도 같은해 WSOP 한 부문에 플레이어로 출전, 우승을 거머쥐며 27만 달러(약 3억5000만원)가 넘는 상금을 가져갔다.

이준범 기자 bluebell@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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