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정부, 올해 코로나 약물 개발에 6조원 투자…국내는 지원 ‘밑바닥’

美 정부, 올해 코로나 약물 개발에 6조원 투자…국내는 지원 ‘밑바닥’
쿠키뉴스 자료사진

미국 정부는 변이 바이러스 등을 대비해 코로나19 신약 개발에 지속 투자하는 반면, 국내는 관련 신약개발 사업을 정리하는 등 미온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한국바이오협회에 따르면 지난 10일 미국 보건복지부(HHS) 대변인과 바이든 행정부 관계자는 새로운 코로나19 백신 및 치료제 개발을 가속화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50억 달러(한화 6조6350원) 이상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프로젝트 넥스트젠(Project NextGen)’으로 불리는 미국 정부의 투자는 코로나19와 관련된 바이러스를 포함해 미래 공중보건 위기를 가져올 수 있는 코로나바이러스로부터 더 향상된 방어능력을 갖추도록 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2020년 코로나19 백신의 개발과 유통을 촉진하기 위한 ‘초고속 작전(Operation Warp Speed)’과 유사한 접근방식을 취하고 있는 프로젝트 넥스트젠은 공공·민간 협력을 통해 차세대 백신 및 치료제의 신속한 개발을 촉진하고자 했다. 

해당 프로젝트를 살펴보면, 정부는 새로운 백신과 치료제 개발에 있어 실험실 연구에서 임상시험, 그리고 유통에 이르기까지 모든 단계를 지원한다. 특히, 새로운 코로나19 변이에 대응하는 장기 지속형 항체와 다른 종류의 코로나바이러스를 함께 타깃할 수 있는 광범위한 백신 등에 집중 투자할 예정이다. 또한 코를 통해 투여해 점막 면역을 생성하는 백신 개발을 가속화할 방침이다.

반면, 국내는 코로나19 신약개발 관련 지원 사업들이 종료 수순을 밟고 있다. 2020년 시작된 코로나19 치료제·백신개발 범정부 지원정책도 대부분 2022년 종료됐다. 일례로 ‘코로나19 치료제, 백신 임상시험 R&D 예산 지원’도 사업기간을 2022년까지로 한정했다. 

게다가 당시 정부가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코로나19 치료제·백신 임상시험 비용 지원을 위해 책정한 금액은 4197억원이지만, 실제로 쓰인 예산은 총 1679억원에 불과했다. 남은 예산은 불용 처리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정부는 올해 ‘바이오헬스 글로벌 중심국가 도약을 위한 제3차 제약바이오산업 육성·지원 종합계획’을 내놓고 5년간 총 25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지만, 이 역시 코로나19 관련 신약개발에 대한 항목을 특정해 다루지 않았다. 

지금까지 국내에서 코로나19 신약 개발에 성공한 기업은 셀트리온과 SK바이오사이언스 단 두 곳이다. 하지만 셀트리온의 코로나19 치료제 ‘렉키로나주’는 델타 변이바이러스에만 효과가 입증돼 2021년 이후 판매가 중단됐고, SK바이오사이언스 코로나19 백신 ‘스카이코비원’도 오미크론 변이바이러스에는 크게 효과가 없다고 판단돼 국내 생산을 멈췄다. 

실질적으로 코로나19 신약 관련 남아있는 국산 제품은 없는 셈이다. 향후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재유행하거나 새로운 변이바이러스가 창궐할 경우에도 해외 제품에 의지할 수밖에 없다.

미국 백악관 예산관리국은 코로나19 국가비상사태를 내달 5월11일 종료하고, 치료제와 백신, 검사 지원을 종료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도 향후 코로나19 백신 및 치료제 등을 개인이 부담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화이자와 모더나는 코로나19 백신 가격 인상을 예고한 바 있다. 1회분 약 20만원으로 책정될 전망이다. 

한편 국내에서는 진원생명과학과 유바이오로직스, 큐라티스, 아이진, 에스티팜, 셀리드 등 6곳만이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지속하고 있다.

박선혜 기자 betough@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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