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WC 2023] ‘망 사용 갈등’에 글로벌 사업자들 “공정한 기여 필요”

망 사용료는 전 세계에서 ‘뜨거운 감자’다. 한국에선 글로벌 CP(콘텐츠제공자) 넷플릭스와 ISP(인터넷서비스제공자) SK브로드밴드(SKB)가 2019년부터 망 사용료 지불 문제로 싸우고 있다.

양사 입장을 정리하면 이렇다. 넷플릭스는 △‘오징어게임’을 보는 아무개한테서 망 접속료를 받고 있으면서 CP한테 망 사용료를 요구하는 건 이중과금이고 △해외에 구축한 캐시서버(OCA)로 절감한 트래픽 비용이 망 사용료와 맞먹으며 △두 비용을 정산하지 않기로 맺은 합의(‘빌앤킵’)는 유효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SKB는 △넷플릭스 사용자가 많아지면서 트래픽 과부하가 걸리다보니 유지비가 많이 들고 △넷플릭스가 콘텐츠를 OCA까지 가져오는 트래픽과는 별개로 캐시서버에서 SKB까지 전송하는 망 사용료는 지불하는 게 옳으며 △네이버·구글 등 국내외 기업 모두 망 사용료를 내고 있으니 넷플릭스만 예외일 수 없다고 맞서고 있다.

[MWC 2023] ‘망 사용 갈등’에 글로벌 사업자들 “공정한 기여 필요”


넷플릭스 콘텐츠를 이용할 때 한국 ISP는 미국 ISP에게 망 연결 비용(트랜싯·Transit)을 지불한다. 자연히 넷플릭스 가입자가 많을수록 한국 ISP가 져야할 부담은 커진다. 이 비용을 줄이는 개념이 ‘캐시서버’다. 넷플릭스는 콘텐츠전송네트워크(OCA) 기술로 구축한 캐시서버를 운영하고 있다. 이 서버에 콘텐츠를 저장해서 국내에 서비스한다.

이 또한 ‘설령 서버가 한국에 설치되더라도 망 부담을 해소해주지 못 한다’와 ‘서버로 망 부담을 줄여줬으니 망 사용료를 내는 건 적절치 않다’로 두 입장을 요약할 수 있다.

세계 각국은 망 사용료 이슈를 어떻게 진단할까. MWC 키노트에 참여한 글로벌 통신사업자들은 막대한 트래픽 주범이 ‘CP’라는 점에 관해선 부인하지 않는다. 그러나 트래픽은 통신사가 짊어질 부담이며 안전한 환경을 구축하는데 앞장서야 한다고 생각을 모은다. 공정을 위해 상생해야 한다고도 언급한다.

호세 마리아 알바레즈-팔레테 텔레포니카 CEO는 “지금은 통신사와 빅테크가 협력해야할 시점”이라고 운을 뗐다. 그는 “통신사는 보다 균형 잡힌 생태계를 누릴 자격이 있고 새로운 디지털 세상은 모든 플레이어가 공평하게 기여해야한다”라며 “공정한 기여가 필요하며 (빅테크와의) 협력이 더 많은 성장과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크리스텔 헤이데만 오렌지 CEO는 통신사가 처한 상황을 가리켜 ‘지속 불가능’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통신사는 현재 트래픽 수요를 충족하는 데 필요한 과도한 지출을 혼자 부담할 수 없다”라며 “인터넷 사용으로 이익을 얻는 빅테크가 인프라에 필요한 투자를 충당할 수 있도록 제도화해야한다”라고 촉구했다.

유럽도 상황을 묵과하진 않겠다는 방침이다.

[MWC 2023] ‘망 사용 갈등’에 글로벌 사업자들 “공정한 기여 필요”
티에리 부르통 유럽 내부시장 집행위원이 MWC 2023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모바일 월드 라이브 갈무리 

티에리 부르통 유럽 내부시장 집행위원은 “오늘날 네트워크사업자와 트래픽을 이용하는 사업자 간 이분법적 (구조는) 선택 상황이 아니다”라며 “미국 빅테크들은 클라우드와 플랫폼 서비스 분야 시장 지배력을 이용해 통신사 영역으로 확장하고 있고 막대한 현금 보유를 통해 클라우드 랜(RAN) 네트워크를 개발, 비즈니스에 직접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부르통 위원은 EU(유럽연합) 비전도 제시했다.

그는 “진정한 과제는 2030년까지 EU 전역에서 우리 시민과 기업이 빠르고 안정적이며 데이터 집약적인 기가바이트 연결성에 접속하는 것”이라며 “통신사가 빅테크에게 요구하는 네트워크 공정한 기여를 위한 협의에 있어 유럽은 대규모 투자를 위해 공정하게 분배된 자금조달 모델을 고려하고자한다”고 제언했다. 

이어 “유럽은 연결성 부문에서 기술혁명을 다시 주도할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된다”며 “유럽에서 혁명이 존재했던 것처럼 우리는 자신감을 가져야한다”고도 했다. 


바르셀로나=송금종 기자 song@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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