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WC 2023] 중국 ‘아너’의 선 넘은 모방…삼성 대답은

[MWC 2023] 중국 ‘아너’의 선 넘은 모방…삼성 대답은
MWC 2023 행사가 한창인 피라 그란 비아 Hall3에 설치된 삼성전자 부스와 아너 부스.  사진=송금종 기자 

중국이 올해 MWC를 장악하는 힘은 압도적이다. 규모에서 한 번, 그리고 뻔뻔함에 두 번 놀란다.

한 예로 MWC 메인 스폰서인 화웨이는 ‘피라 그란 비아’ 1홀을 통째로 빌렸다. 규모가 어마어마하다. 지난해 보다 부스를 1.5배 키웠다. 삼성전자 부스 5배로 추산된다. 화웨이는 MWC 기간 통신장비와 네트워크 기술, 스마트폰, 웨어러블 기기를 전시하고 있다. 4년째 지속 중인 미중 간 갈등으로 타격이 크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견제하다는 걸 보여주려는 듯해 보인다.

또 다른 기업은 중국 스마트폰 업체 ‘아너(HONOR)’다. MWC 개막 이틀째인 28일(현지시간) 아너는 삼성전자 바로 옆에 부스를 열고 모바일과 노트북 제품을 전시하고 있다. 모바일 디자인은 디스플레이를 가로로 접는 삼성전자 ‘갤럭시 폴드’와 거의 흡사하다. 아너가 지난해 1월 선보인 ‘매직’ 시리즈는 ‘폴드’와 두고 보면 구분하기 힘들 정도다.

아너도 ‘모방’을 인정하는 모습이다. 아너 관계자는 “디자인은 같지만 차이점이 많다. 훨씬 가볍고 커버디스플레이가 더 넓다”며 “접었을 땐 틈 사이가 종이 한 장 두께로 얇다. 5000mAH 배터리도 듀얼로 달았다”고 밝혔다. 아너 매직V 스팩 상 커버디스플레이는 6.45인치로 삼성 갤럭시Z 폴드4(6.2인치)보다 크다. 이 관계자는 ‘갤럭시Z 플립’ 처럼 세로로 접는 모바일을 만들 계획이 있느냐는 물음엔 “모른다”라고 답했다.

[MWC 2023] 중국 ‘아너’의 선 넘은 모방…삼성 대답은
아너 폴더블 제품을 접었을 때와 펼쳤을 때. 갤럭시 폴드와 매우 흡사하다.  사진=송금종 기자 

‘아너’가 만든 제품 중엔 시중 제품과 닮은 게 더 있다. 무선이어폰 ‘이어버드3프로’는 애플 ‘에어팟 프로’와 닮았다. 노이즈캔슬링 등 주요 기능을 담았다. 가격(26만6000원)은 더 싸다. ‘에어팟과 너무 똑같은 게 아니냐’고 물어보니 “에어팟 프로를 모티브로 했고 더 저렴하다”며 “왜 이렇게 디자인했는지는 모른다”고 답했다.

부스는 사람들로 붐볐고 가격 경쟁력을 가진 ‘아너’에게 관심을 보였다. 반응도 우호적이다. 한 남성은 “디자인이 같은 건 안다”라면서도 “훨씬 심플하고 터치가 더 좋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만약 ‘아너’와 ‘갤럭시’ 중 하나만 골라야 한다면 ‘아너’를 고를 것”이라고 밝혔다.

[MWC 2023] 중국 ‘아너’의 선 넘은 모방…삼성 대답은
방문객이 ‘아너’ 부스에서 본인이 쓰는 갤럭시 단말을 보여주고 있다.  사진=송금종 기자 

갤럭시를 선호하는 반응도 있었다. 다른 방문객은 “‘아너’는 접었을 때 너무 두껍다”며 폴더블 ‘원조’에 한 표를 던졌다. 맞은편 삼성 부스에선 만난 샤오미 관계자는 “갤럭시는 매우 멋지다(very nice)”라며 “디자인이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갤럭시는) 샤오미 경쟁자”라고 밝혔다.

[MWC 2023] 중국 ‘아너’의 선 넘은 모방…삼성 대답은
아너 제품을 사용하고 있는 방문객들.  사진=송금종 기자 

중국 기업 견제에 삼성은 의연하다. 이날 오전 부스를 돈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은 기자들과 만나 “경쟁이 심해져야 실력도 올라가는 거고 명성이 높아지는 게 아니겠느냐”고 밝혔다.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라는 말이 있지만 ‘아너’가 보여준 행보는 ‘선을 넘었다’ 또는 ‘노골적’이라는 반응이 다수다. ‘아너’가 삼성·애플·화웨이 등 주요 플레이어들 사이에서 새로운 메기가 될지 두고 볼 일이다.

바르셀로나=송금종 기자 song@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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