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되는 백화점 사고…'안일 대응' 업계 만연 어쩌나 [안전 그 후]

천장 균열·대형 화재 등 안전 사고 빈번
“관리자 안전의식, 시설 공영제 뒷받침 돼야”

반복되는 백화점 사고…'안일 대응' 업계 만연 어쩌나  [안전 그 후]
NC백화점 야탑점 천장에 균열이 생겨 백화점 측이 천장에 임시로 지지대를 설치한 모습.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2023년 새해가 밝았지만 백화점을 향한 ‘안전 불감증’ 문제가 끊이질 않고 있다. 크고 작은 각종 안전사고가 잇따르면서 백화점의 안전 문제도 재조명되고 있다. 특히 백화점의 안일한 대응 태도와 소홀한 안전 관리에 소비자들의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는 상황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경기 성남시 소재 NC백화점 야탑점은 지난 16일 천장 균열이 발생하면서 다음날부터 무기한 영업 중단에 들어갔다. 

당시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백화점 측이 인명 대피 등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이같은 사실은 한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처음 알려졌다.

네이버 카페에 현장 사진을 올린 한 네티즌은 “완전 무서움. 2층에는 천장이 다 금가기 시작했다. 1층에선 갑자기 유리 떨어짐”이라고 글을 올렸다. 사진에는 균열이 생긴 천장에 임시 지지대를 설치한 모습이 고스란히 담겼다.


이후 성남시는 17일 새벽 4시쯤 NC백화점 야탑점 건축물 사용제한을 통보했고, NC백화점은 18일 오전 8시 문자를 통해 영업 중단을 알렸다.

NC백화점 야탑점은 문자에서 “고객의 안전을 최우선 하는 원칙에 따라 건축물 점검 후 조치 완료까지 휴점한다”면서 “확실한 점검과 조속한 보강을 통해 믿고 찾을 수 있는 안전한 쇼핑 공간으로 고객들을 다시 맞이하겠다”고 전했다.

이같은 사실을 알게 된 소비자들은 비판의 목소리를 쏟아냈다. 경기광주 지역카페에는 “상황이 저런데도 영업을 한다니 무슨 일이냐”, “손님들이야 안가면 그만이지만 직원들은 무슨 죄냐”, “삼풍백화점 생각이 나면서 너무 무섭다”, “여기 몇년 전에도 천장 떨어지고 누수 생겼었는데 불안해서 이제 안 가련다” 등의 댓글이 달리기도 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안전하다는 것이 확인될 때까지는 일단 영업을 중단하고 출입을 통제해야 하는데, 그 상태에서 영업을 계속 했다는 것은 아직도 우리 사회에 안전불감증이 만연해 있다는 증거”라고 질타했다.

NC백화점 야탑점의 균열 사고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8년 7월 2층 의류매장에서 석고보드가 무너지는 사고가 일어났고 2020년엔 원인 불명의 화재가 발생해 직원 70여명이 대피하는 소동이 빚어지기도 했다.

반복되는 백화점 사고…'안일 대응' 업계 만연 어쩌나  [안전 그 후]
연합뉴스

백화점 안전사고는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지난해 9월에는 현대프리미엄아울렛 대전점에서 화재가 일어나며 8명의 사상자가 나왔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식 결과 화물차 배기구 인근 박스 적재물로 인한 발화 사실과 화재 수신기 전원 차단에 따른 스프링클러, 경보방송 등 소방설비 미작동 등이 화재 원인으로 밝혀졌다.

지난달에는 뉴코아아울렛 강남점 천장에 설치된 스프링클러가 오작동하면서 약 15분간 물이 쏟아져 고객들이 물폭탄을 맞았다.

지난해 3월에는 뉴코아아울렛 부천점에서 화재가 발생해 3명이 부상을 당하고, 건물 내부에 있는 10여명이 대피한 바 있다. 같은해 10월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지하 슈퍼마켓에서 누수가 발생해 손님들이 긴급 대피하기도 했다. 신세계는 사고 직후 해당 슈퍼마켓의 문을 닫고 배관 교체와 점검 작업을 실시했으며, 다음날 영업을 재개했다.

백화점들은 크게 안전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개선되기는 커녕 오히려 똑같은 사고만 매년 반복되고 있다. 전문가는 이같은 안전 사각지대를 해소하려면 근무자의 안전의식 확립과 철저한 소방시설 점검 및 관리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강윤진 대림대 소방안전설비과 교수(전국대학소방학과교수협의회장)는 “항상 대형 사고가 나면 ‘안전불감증’이 언급되지만 현장에서도 사실은 안전관리를 잘 하고 있다. 사고가 터지면 꼭 안전대비를 안한 것처럼 오도되는 경우가 있기도 하다”며 “근무하는 관리자들이 각성하면서 안전에 신경을 써주는 자세가 제일 중요하다”고 말했다. 

강 교수는 “일부 화재만 봐도 소방설비가 작동 안되는 사태가 벌어지는 건 경비 절감 차원에서 (자동이 아닌) 수동으로 전환해 놓는 경우가 있어서 그렇다. 이처럼 소방시설 점검을 더 철저히 하기 위해서는 소방 공단 등 점검 공영제 설립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법적 체계는 잘 갖춰져 있지만 경비 절감 차원이라던지 소방 안전 관리자의 안전의식이 부족하기 때문에 사고가 발생하는 것”이라며 “요즘 건물주나 사업주는 중대재해처벌법 때문이라도 안전에 신경을 안 쓸 수는 없다. 안전을 위해 설치된 시설들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주기적으로 점검을 해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한나 기자 hanna7@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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