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봄 이용률, 덴마크 66% vs 한국 14%…뭐가 다르길래

[육아 없는 저출산사회]③ 해외 돌봄 서비스 비교
중앙정부 위주 아닌 지역사회 연계

돌봄 이용률, 덴마크 66% vs 한국 14%…뭐가 다르길래
그래픽=이해영 디자이너

6·1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교육감 선거를 앞두고 교육감 예비 후보들이 저마다 맞춤형 정책공약으로 민심 잡기에 나섰다. 코로나19 장기화를 겪으며 교육계 최대 화두는 ‘양질의 돌봄’이었던 만큼 관련 공약도 이어지고 있다. 

돌봄교실과 방과후학교 관련 문제는 지난 교육감선거 이전부터 제기돼 왔지만 여전히 돌봄 사각지대 우려가 나올 만큼 후진적이다. 

해외 경우는 어떨까. 한국 초등학생의 공적 돌봄 이용률은 2019년 기준 14.1% 수준이었던 반면, 복지 선진국이라 불리는 덴마크의 6~11세 방과후 돌봄 참여율은 66.1%(OECD 가족 데이타베이스, 2019)에 달할 정도로 높다. 우리나라와 어떤 차이가 있는지 덴마크·스웨덴·미국·일본 등 해외 국가들의 돌봄 서비스를 살펴봤다.


덴마크 

덴마크는 2007년 아동 및 청소년을 위한 보육, 방과후활동에 관한 법을 제정했다. 이 법은 방과후센터 및 각종 보육 서비스에 대해 규정하고 지방정부가 특수아동을 포함한 아동 지원과 관련한 행정 체계를 구성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지자체, 사립, 민간 등이 방과후 돌봄을 운영한다. 

덴마크는 OECD국가 중 학령기 아동의 방과후돌봄 참여율이 가장 높다. 특히 초등 저학년에 해당하는 6~8세 아동의 방과후돌봄 참여율은 77.7%에 달한다. 이 때문인지 여성의 경제활동참여율은 80%가 넘는다. 한국의 여성 경제활동참여율은 덴마크보다 한참 모자란 52.9%이다. 

덴마크 코펜하겐 시의 경우 공적 방과후 돌봄은 6세에서 18세까지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한다. 방과후센터(10세 미만)와 청소년 센터(10~14세), 청소년 클럽(14세 이상)으로 구분된다. 돌봄 서비스 내용과 이용 비용 등을 다르게 책정하고 있으며 청소년클럽은 무료다. 

초등 저학년에게 돌봄서비스를 제공하는 방과후센터는 오후 5시까지 운영한다. 아동의 귀가 시에는 보호자가 자녀를 데리러 오거나, 아동이 혼자 집에 갈 땐 반드시 직원이 동행하도록 한다. 학교 휴업일 등에도 아동이 온종일 돌봄을 제공받을 수 있다. 고학년이 방과후 이용하는 청소년센터는 저녁시간에도 운영한다.  

스웨덴 

1880년대부터 방과 후 활동을 도입한 스웨덴은 지자체와 교육청이 분리돼 있지 않고 기초자치단체인 290개 코뮌이 교육 등 복지서비스를 독자적으로 수행한다는 점이 우리나라와 다르다. 

방과 후 활동법을 제정해 법 제도화된 방과 후 활동 운영과 전폭적인 예산 지원이 이뤄진다. 돌봄은 ‘레저타임센터(6~9세)’ ‘개방형레저타임센터(10~12세)’ ‘가정돌봄(1~12세)’ 등 세가지 형태로 운영한다. 6~11세 아동의 62.1%가 방과 후 돌봄에 참여하고 있으며 이중 초등 저학년의 방과후활동 참여율은 76.9%다. 

레저타임센터는 등록된 6~9세(취학 전 1년~초등 3학년)의 아동이 정규 수업을 마치고 부모가 귀가할 때까지 학교 안에서 돌봄을 제공하는 것이다. 부모의 출근 시간보다 일찍 돌봄을 시작해 부모가 직장에 출근할 수 있도록 운영하고 있다. 개방형레저타임센터는 10~12세(초등 4~6학년)의 아동이 지자체가 자율적으로 제공하는 지역사회 방과 후 활동 프로그램을 지역사회 센터나 기관, 시설에 비용을 지불하고 참여한다. 가정보육은 집으로 돌보미를 파견한다. 

돌봄 이용률, 덴마크 66% vs 한국 14%…뭐가 다르길래
그래픽=이해영 디자이너

미국


미국의 방과 후 활동은 부시 대통령 시절 ‘아동 낙오 방지법’, 오바마 대통령 시절 ‘모든 학생 성공법’ 등을 바탕으로 운영했다. 이 법은 질 높은 방과후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재정적 지원 및 정책에 대한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미국의 주요한 방과 후 돌봄 정책으로 ‘21세기 지역사회 학습센터’(21th CCLC)와 ‘아동 돌봄 발전 포괄 지원금’ 등을 들 수 있다. 21세기 지역사회 학습센터는 가정·학교·사회가 협력해 지역사회 교육에 참여하도록하고 학교를 개방해 아동·청소년의 기초교육을 강화하려는 목적을 가진다. 아동 돌봄 포괄 지원금은 방과후 돌봄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가정을 지원하기 위한 정책으로, 13세 이하 아동을 둔 저소득층 학부모에겐 바우처를 지원하는 형식으로 정규수업 전화 및 방학 동안 운영되는 돌봄 프로그램 이용 비용을 지원한다. 

또 미국은 방과 후 활동을 지원할 수 있는 지역사회 단체와 기관이 있어 이들이 학교의 방과후 학교를 운영하는데 많은 역할을 담당한다. 이를 통해 학교의 부담을 덜어주는 것이다. 

일본

일본은 아동복지법과 사회교육법에서 방과 후 돌봄에 관한 내용을 규정하고 있다. 지자체를 중심으로 ‘방과 후 아동클럽’ 등을 통해 오후 6~7시까지 방과 후 활동을 운영한다. 관리는 기초지자체인 시정촌이 맡는다. 일본은 우리나라와 달리 지자체와 교육청이 합쳐졌다. 거버넌스가 지방정부 수준에서 일원화돼 학교내에서 방과후아동클럽이 학교 내 유휴교실을 사용하고 있음에도 학교와 지자체의 연계 및 협력이 원활하게 이뤄진다. 

또 일본 학교의 현직 교사들은 방과 후 학교에 전혀 관여하지 않고 학교 연구 활동 및 수업 준비에 전념하도록 교원 업무 부담이 전혀 없는 것도 특징이다. 안전관리의 측면에서도 우리나라의 초등 돌봄교실은 단위 학교가 책임지고 있으나 방과 후 아동클럽은 기초지자체가 책임을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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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 한 학교의 야외 수업. 사진=연합뉴스


초등 돌봄, 법적 근거 갖춰야


덴마크·스웨덴·미국·일본 등의 방과 후 활동은 우리나라처럼 중앙정부 위주가 아닌 지역사회와의 연계를 많이 한다. 또 학교가 사업 운영에 전혀 책임을 지지않다는 차이가 있다. 또 일본과 핀란드는 우리나라와 같이 초등학교 하교 시간이 이르지만 맞벌이 여부와 관계없이 희망자에 대해 보편적으로 돌봄을 제공했다. 

특히 해외 사례와 비교해 우리나라의 초등 방과 후 돌봄서비스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초등 돌봄교실과 방과후학교는 법적 근거가 없는 실정이다. 

양애경 한국방과후학교학회 회장(한서대 교수)은 “우리나라의 교육의 질은 외국과 비교해서도 높은 편이고 돌봄 서비스도 해외 사례와 비슷하게 가고 있는 상황”이라면서도 “다만 법제화가 시급하다”고 했다. 

그는 “외국은 (돌봄 서비스에) 법적 근거를 갖고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와 다르게 예산도 많이 지원하고 시설도 많을 수밖에 없다”며 “우리나라는 제도권 안에 없는 것을 제도권 안에 있는 것처럼 하려다 보니 예산도 부족하고 법적 근거가 없어 지원을 받기도 힘들다”고 덧붙였다.

양 회장은 또 “핀란드, 스웨덴 등 보육전담사는 준공무원으로 그만한 대우를 한다”며 “우리나라의 돌봄전담사는 무기계약직, 비정규직이다. 돌봄이 보람만 가지고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이분들에 대한 처우 개선과 신분 보장이 이뤄지면 교육의 질이 높아질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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