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 소아, 잇단 사망에… 5~11세 접종 '갈팡질팡'

5~11세 31일부터 코로나19 백신접종
0~9세 확진 소아 사망 누적 8명
학부모들 “부작용 불안” vs “확진 시 중증 우려”

확진 소아, 잇단 사망에… 5~11세 접종 '갈팡질팡'
한 초등학생이 등교를 하며 열 체크를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40만명을 넘어서며 유행의 정점을 향해 가는 가운데 학부모들은 고민에 빠졌다. 확진자 폭증으로 만 0~9세 확진자도 크게 늘어난데다 사망자도 8명으로 늘었기 때문이다. 이달 말 만 5~11세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백신 접종을 앞두고 어린 자녀를 둔 학부모들의 의견이 분분하다. 

정부는 오는 31일부터 만 5~11세 소아에 대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할 계획이다. 사전예약은 이달 24일부터 시작된다. 

학부모들은 대체로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경기 안양시에 사는 최모씨(43)는 초등 3학년 자녀에게 코로나19 백신을 맞히지 않기로 했다. 3차 접종 완료자인 최씨는 “(이달 말이면) 이미 코로나 확산 정점을 넘어선 이후인데 굳이 부작용을 감수하고 맞힐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고 말했다. 

경기 안산시에 사는 김모씨(44)는 “규제는 다 풀어서 확진자 폭증하니까 아이들 백신 접종하라는 건가”라며 “요즘 확산세를 보면 맞춰야 하나 고민하다가도 부작용과 장기적인 불안감을 생각하면 못 맞출 것 같다”고 했다. 

맘카페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소아 접종에 반대한다는 글이 쏟아졌다. 

‘5~11세 백신 맞게 하실건가요’란 제목으로 한 커뮤니티에 올라온 게시글에는 30개의 가까운 글 상당수가 접종에 반대했다. 이들은 “제가 부작용이 너무 심해서 고생했는데 아이는 못 맞춘다” “불안하다” “다행히 확진 후 열감기만 있는 케이스여서 맞출 필요성을 못 느낀다” “지금 (폭증) 상황을 보면 접종 시작 때까지 코로나에 안 걸릴 수 있을지나 모르겠다” 등 반응을 보였다. 

반면 백신 접종 필요성에 공감하거나, 접종을 고민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한 지역 맘카페에서 소아 백신 접종을 맞출 것인지 묻는 게시글에 누리꾼은 “중증으로 가는 아이들도 꽤 많아서 바로 맞출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어차피 부모의 선택, 신중하게 생각하겠다” “좀 더 지켜보고 맞출 계획” “코로나 걸리더라도 약하게 지나갔으면 해 백신을 맞출 예정” 등 의견을 냈다. 
 
초등 두 자녀를 둔 이모씨(38)는 “접종을 해도, 하지 않아도 코로나에 걸릴 수 있지만, 확진된 미접종 지인들이 너무 고생하는 모습을 봤다. 또 응급실에 갔다가 구급차에 실려온 고열 아이들을 보고 가슴이 철렁했다”며 “소아 사망 사례도 뉴스로 계속 나오고 있고, 접종하는 편이 낫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기본적으로 접종은 ‘자율’이다. 부모와 아이의 선택에 따른다. 

다만 정부는 만성 폐·심장·간·신장 질환, 당뇨, 비만, 면역저하자 등 기저질환을 가진 고위험군 소아에게는 접종을 적극 권고하고, 코로나19에 걸린 적이 있는 소아에게 권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일반 소아도 마찬가지다.  

실제 만 10세 미만 소아의 중증화율과 치명률은 각각 0.005%와 0.001%로, 청장년층(0.244%, 0.033%)에 비하면 현저히 낮다. 하지만 완전히 위험하지 않다고 무시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15일 기준 만 0~9세 확진자 가운데 누적 사망자는 8명이다. 지난해 확진 소아 사망자가 3명 발생했으나, 오미크론 변이가 유행하면서 올해 2월에만 2명, 3월에는 현재까지 3명이 사망했다. 이날 0시 기준 이 연령대 위중증 환자도 6명이나 된다. 

특히 정부가 지난달까지 파악한 만 5~11세 위중증 환자 20명 중 14명(70%), 사망자 4명 중 2명(50%)은 기저질환이 있었다. 

최은화 예방접종전문위원회 위원장은 “소아용 백신은 유효성과 안전성이 정확하게 검토됐다”며 “고위험군인 5~11세와 그 외의 소아에서의 접종으로 얻을 수 있는 이득에 차이가 있다는 것. 가정이나 아이들이 처한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개별적으로 결정해야 한다”고 했다.
 
한편, 방역당국과 각 지방자치단체 등에 따르면 15일 오후 9시 기준 코로나 신규 확진자 수는 44만1034명으로 사상 최대치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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